이동희 논설위원 / 강동대 교수

이 동 희 논설위원 / 강동대 교수

 이 세상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가 욕심일 수 있다. 산다는 의미가 욕심이다. 인생사 무념무상이라는 말도 있고, 인생사 공수래공수거라는 말도 있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루 하루가 모여 1년 365일이 된다. 인류 역사를 투쟁의 역사라고 역사학자 토인비는 주장하였다. 인간의 삶인 인생도 어찌 보면 생존경쟁 하는 투쟁 역사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비움의 미학이고 세상일이 일체유심조라고 화엄경은 말 하였다. 어는 노승도 인생이란 비움의 미학이며, 이러한 기저에는 모든 것이 채우고자 하는 욕심에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배불리 먹고 충분히 자고 풍족하게 소유하고 무언가를 넉넉하게 갖고 싶은 마음 등은 채움에서 비롯되는 욕심의 시작이다. 욕심 없는 삶은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살아간다는 것이 삶에 대한 욕심이고 인생이고 현재라는 시간을 이어가는 연속성의 모티브(Motive)이다. 마음을 비우는 것은 행복의 시작이다. 따라서 오늘은 욕심 없는 삶을 추구하기 위한 개염에 대하여 논해 보자.

그렇다면 개염이란 무엇인가? 개염이란 부러워하며 샘하고 탐내는 마음을 의미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살아있는 언어는 계속 변하고 있다. 많은 것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며 변하지 않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중 살아있는 생명체인 인간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 이 세상에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 인간의 본능과 욕구는 끝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것이 어찌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진리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 인간의 본능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독특한 행동특성이다. 갓 태어난 아기는 가르쳐 주지 않아도 엄마의 젖을 빨고 병아리는 달걀껍질을 깨뜨리고 나온다. 본능은 동물의 유전자에 각인돼 그 동물의 특성을 규정한다. 동일한 종의 동물은 동일한 본능을 보유하고 있고, 종이 달라지면 본능도 달라진다. 본능은 유전자에 각인돼 있기 때문에 학습을 통해 습득되거나 변화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욕구란 무엇인가? 욕구는 개체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사물을 획득하려고 하는 본능적인 “동력”이다.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무엇이고 이것이 “결핍”되어 있으면 이를 얻으려고 하는 욕구가 생긴다. 욕구에는 사물을 획득하고자 하는 물질적인 욕구, 개인 사회와의 관계를 통해서 충족 되는 사회적 욕구가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빠른 변화 속에서도 거의 변하지 않는 것이 유전자에 의해 규정되는 인간의 본능으로 인간 유전자는 수 만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약 7만 년 전에 언어기능을 갖으면서 돌연변이가 발생하였고 이후 호모사피엔스의 유전자는 변하지 않았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 Maslow)는 인간 욕구를 5간계로 정의하고 단계별로 만족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하였다.(1943년). 매슬로는 1단계 생리적 욕구 2단계 안전에 대한 욕구 3단계 애정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 4단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앞 단계가 만족되어야 다음 단계의 욕구를 추구한다고 주장하였다. 매슬로의 배고픔에서 자아실현의 욕구까지는 스스로 자기 자신을 만족시키는 단계의 추진이며 단계 추진의 기저에는 개염이 있다

이 세상은 함께 어우러지면 변화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이가 든 사람의 가치관과 행동을 바꾸는 일은 더더욱 어렵다.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성과 같으며 변하려고 노력해도 굳어진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는 말이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어린 시절부터 쌓여진 성격이 하루아침에 바뀔 리 없다. 따라서 성격은 고치기 힘들지만 습관은 바꿀 수 있고 습관이 바뀌면 성격이 조금 바뀐다. 그래서 우리는 습관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추면 된다. 조나단 스위프트는 “이 세상에서 바뀌지 않는 것은 바뀐다는 것뿐이다.”라고 하였다. 우리의 아름다운 말에 개염(시샘) 자리끼(머리맡에 두는 물) 그루잠(깨었다 다시 잠) 지청구(까닭 없이 남을 원망) 산돌림(훑고 지나가는 소나기) 곁두리(새참) 한나절(낮의 반) 진솔(빨지 않은 새 옷)등이 있는데 이 중에 우리가 명심하여 “개염을 버리고 잠자리에 자리끼를 두고 구루잠 없이 산다”면 행복한 삶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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