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의 공예디자인 메카 꿈꾼다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유기(鍮器)와 옻칠, 전통합금기술-현대공예디자인, 장인(匠人)-대학생의 만남은 어쩌면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서로간의 단점을 보완하고 협업을 통한 상생과 한국공예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비록 까다롭고 힘든 공정이 많아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그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죠.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대학 최고의 공예디자인학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주관한 ‘2018 대학생 대상 공예・디자인 교육’ 공모에 선정돼 전국 대학 공예디자인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윤상희(여·41·사진·청주시 청원구 대성로 298·☏043-229-8661) 청주대 예술대학 공예디자인학과 교수.

대전출신인 윤 교수는 이화여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공예·디자인 석·박사 과정을 거친 금속공예 장신구 옻칠 전문가로 △2007년 방어를 위한 아름다운 장신구-StoryⅡ △옻칠장신구초대전 △2010년 ‘옻칠주머니 장신구전’ △‘Next Craftsmanship-공예트렌드 페어’ △2013년 ‘옻칠과 사물의 만남Ottchil+Objects’ △‘오브제 마임’ △2014년 ‘문화의 재구성’ △2018년 ‘그녀, 그리고 치유의 공간’ 등 모두 8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충북·경북의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과 경기도 무형문화재 위원, 조형디자인협회 전통전승분과 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공기 중에 노출된 금속의 변색을 막기 위해 옻칠 입히는 방법을 고안해 내기도 했다. 이후 충북무형문화제 24호로 주물유기장이자 기능보유자인 박갑술 장인(匠人)의 막내아들이자 이수자인 박상태 씨에게 전통기술과 현대공예디자인의 협업을 제안, 손을 맞잡게 됐다. 이들의 협업은 이번 대학생 대상 공예・디자인 교육공모 1차 서류심사에 이어 2차 발표(PT)심사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으며 최종 선정됐다. 우리 고유의 전통금속재료인 유기는 구리(78%)와 주석(22%)을 정확한 비율로 섞고 오랜 세월 대대로 이어져 온 장인만의 특별한 합금기술이 있어야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청주대를 비롯한 전국 5개(청주대, 건국대, 홍익대, 국민대, 단국대) 대학에선 전통 공예기술 이전을 기반으로 장인과 대학을 연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되며 문화 경쟁력을 갖춘 공예·디자인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청주대는 KCDF로부터 2700만원을 지원받아 오는 9~11월 3개월간 실습과정을 운영하게 되며 주물유기장 박갑술 장인과 그의 이수자 박상태 씨와 협력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오는 11월에는 KCDF에서 선정된 5개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종합경진대회와 전국 최대 규모의 공예박람회인 공예트렌드페어(서울 코엑스) 전시회에도 참여한다. 종합경진대회와 공예트렌드페어에 참여한 대학 가운데 우수대학으로 뽑히면 공예·디자인교육 대학으로 인정받아 향후 거점대학으로 선정,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청주대 공예디자인학과는 요즘 선호하는 금속, 도자, 유리, 옻칠 등 여러 복합재료를 이용한 교육은 물론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젓가락페스티벌 참여를 통해 페어참여, 도슨트(전시물 설명 안내인), 인턴십, 공예교육, 전시진행, 마켓판매 등 공예제품의 전 과정을 몸으로 습득하고 있다. 특히 젓가락을 문화상품으로 개발하고 학부생 신분으로 이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전국 대학 가운데 청주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학과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제품디자인과 관련된 창업이나 취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경쟁력 있는 인재로 집중 육성하는 것”이라며 “최근 유기프로젝트가 공예계의 블루오션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우리 학생들이 학문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학업에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작품이나 제품제작만이 아닌 사회 환원, 공예를 이용한 심리치료 등 다양한 분야로 널리 학문을 발전시키고 전파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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