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고용지표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다. 지난 5월기준 취업자 수는 2706만명으로, 증가폭이 7만명대까지 추락했고 청년실업률도 역대 최고다. 특히 취업자는 2010년 1월 이후 8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내용이다.

고용지표가 악화하자 청와대는 일부 경제라인 수석들을 교체하고 정부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여기서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도소매업에서 5만9000명(1.6%)의 취업자 감소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 최저임금을 16.4%나 급격히 인상한 탓에 인건비 부담이 커져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비판이 쉽게 나온다. 극단적으로는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올해 폐업하는 개인 및 법인사업자수가 1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치까지 나온다.

실제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있던 자영업자 A씨는 달마다 찾아오는 월급날이 두려워 불면증까지 생겼다며 차라리 한명을 줄이고 자신이 직접 홀서빙 2명분의 일을 맡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가족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되는 자영업자가 부지기수라고 호소한다.

그렇다면 정말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들을 압박해 고용지표 악화에 일조한걸까.

자영업 매출의 속을 들여다 보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최저임금을 애초부터 올리지 않았거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가족이 직접 ‘따따블’로 일해도 마진율은 매출의 10%도 채 안되는 자영업자가 많다.

거기에 천정부지로 오르는 임대료와 함께 온갖 명목으로 뜯어가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도 자영업자들을 압박한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30%를 넘나드는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가 그 증거다.

업체간 치열한 경쟁, 호전되지 않는 경기, 골목시장을 장악한 대형 마트들의 상권침해 등 자영업자들의 손을 떠난 ‘영역밖’의 악재를 배제한다면 진정 남는 문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태생적으로 ‘을’인 가맹점들은 부당한 본사 납입금에 대해 울며겨자먹기일 수밖에 없어 결국 마지막 고육지책 선택지가 인건비이기 때문에 고용지표 악화가 최저임금탓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고용지표 악화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라기보다는 그렇게 결론이 나도록 내모는 근본적인 구조가 문제라는 점이다.

정부가 나서서 자영업자들이야 죽거나 말거나 한정없이 높게 받는 건물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우월적인 본사 납입금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

또한 가맹점주들의 협의체 구성을 활성화하고 단체교섭권을 강화해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간 대등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들에 대해 경제적 공동운명체로 인정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