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전권 충북도 지역공동체과장

강전권 충북도 지역공동체과장

며칠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역공동체에 대한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아 지역공동체 활성화 필요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아쉬움이 남아 생각을 글로 옮겨 전해보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이 시점에서 지역공동체를 이야기 한다는 것이 조금은 ‘엉뚱하다’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면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는 지난 50년간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루는 압축성장의 과정에서 전통적인 지역공동체가 해체되고 약화됨에 따라 다양한 사회문제를 겪고 있다.

그 동안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정책을 수립하고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등 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제도만으로는 극복하지 못하는 과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제도로 극복하지 못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람 중심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통적인 지역공동체를 시대정신에 맞게 회복시키기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앞으로 지역공동체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다양한 정책이 추진 될 것이다.

충북도에서는 정부 정책과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지역공동체과를 신설하고 공동체 복원 및 전문성 강화, 주민자치 역량강화, 주민주도 의제발굴, 지역공동체 거버넌스 구축, 소득창출을 위한 경제공동체 육성 등을 위한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시·군, 사회단체 등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보다 체계적이고 추진하기 위해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 지역공동체 DB구축, 정책적 제언을 위한 포럼 운영 등을 계획 중이다. 특히 지역의 리더, 전문가 등을 공동체 활성화의 촉진자 역할을 하는 마을활동가로 위촉하여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동체별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공동체과에서는 지난 5월 처음으로 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을 시행했다. 도내에서 활동하는 10인 이상의 모임체로 지역 발전과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공동체를 대상으로 했는데 사전홍보도 부족하고 신청기간도 충분하지 않아 신청이 저조할까 걱정했지만 80개 공동체가 응모해 실현가능하고 지속가능한 19개 사업을 선정하는데 다양하고 참신한 사업들이 제안되어 심사위원들이 난감해 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동체 형태의 모임체가 예상 외로 많고, 다양한 세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향후 많은 도민들이 다양한 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민제안 공모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는 사회통합과 많은 사회적 사건을 겪으면서 매번 대책을 내놓았지만 미봉책에 지나지 않아 같은 실수를 반복해 왔다. 이제라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주민이 소통하며 참여하는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것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공동체 활성화라는 길을 우리 모두가 함께 열기 위해서는 수사적 언어나 거창한 계획보다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작은 움직임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는 복잡하고 단절된 사회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이라는 생각을 함께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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