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11대 충남도의회를 이끌어갈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이 확정됐다. 도의회는 지난 2일 305회 임시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유병국 의원을 투표로 의장으로 선출하고, 부의장에는 같은 당 홍재표 의원과 자유한국당 이종화 의원을 각각 뽑았다. 6명의 상임위원장도 결정했는데 대부분 민주당 소속 의원이 차지했다. 도의회 의석 분포는 민주당 33석, 자유한국당 8석, 정의당 1석이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23년 만의 권력 교체를 이룬 도의회로선 의회 운영과 관련해 다시 한 번 파격과 대변혁을 예고한 셈이다.

지금까지 충남도의회는 자유민주연합과 자유한국당 등 보수당이 절대 다수로 운영되고, 의장은 3.4선급 이상의 중진.원로 추대 형식으로 맡아 왔다. 때론 '밀실 야합'이라는 비난도 자초했다. 그에 비하면 이번에 민주당이 협치적인 모습으로 도의회 수장과 임원진을 선출한 것부터 놀랍다. 이는 민주당에 표심을 몰아준 도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자 도의회의 변화를 바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강력한 의지로도 해석된다.

이전과는 다른 원 구성 절차와 내용에 박수를 보낸다. 여기서 머물러선 안 된다. 새롭게 출범할 11대 도의회는 형식적 변화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의 모습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연 1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과 행정을 집행하는 충남도와 도교육청에 대해 도의회가 보여 줄 감시와 견제 기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보수 일색에서 민주당으로 정당 색깔만 달라진 일당 독주라는 비판은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도 행정에 대해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것도 볼썽사납지만 '거수기' 노릇을 자처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도의회는 무엇보다 도민을 최우선에 두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이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발로 뛰는 도의회가 되어 도민의 뜻을 대변할 수 있길 바란다. 적절한 견제와 균형의 묘미를 살리는 의회 운영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를 완성하는 일이다. 도민들은 양승조 충남지사와 유병국 충남도의장이 독선으로 흐르지 않도록 항상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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