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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 ‘나 전달법’
동양에세이/ ‘나 전달법’
  • 황명숙
  • 승인 2018.07.05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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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숙 청주시 청원구 농축산경제과 지역경제팀장
황명숙 <청주시 청원구 농축산경제과 지역경제팀장>

주 52시간 근무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무성하다. 제도의 첫 시행인 만큼 형평성에 맞는 도입과 사례별 맞춤형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 속에 어느 직장인의 ‘팀점 보이콧 선언’에 눈이 멈춘다.

‘팀점’은 같은 팀 동료들과 함께하는 점심으로, 주 52시간 근무를 앞두고 직장인들의 다짐을 대변하는 말인 듯하다. 비(非) 근로 시간에 사생활 질문을 듣고 대답하고 싶지 않으며, 점심시간만이라도 자유를 찾고 싶은 직장인의 현실적인 부르짖음이다.

그간 우리는 한솥밥 문화 속에 소통을 중시하며 회식과 단합대회를 추진하고 화합을 도모하지 않았던가. 공무원 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은 분다. 매주 수요일은 초과근무 없는 ‘가정의 날’로 정해 가족과 함께하고, 저녁 단체 회식 횟수도 줄이고 휴일 행사 진행할 때는 반드시 직원 의견 수렴을 거치는 진정한 감성소통을 위해 노력 중이다. 공직사회에 부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신규 공무원뿐만 아니라 중간에 끼어있는 나 또한 반갑다.

그 반가움 속의 ‘팀점 보이콧’이 눈에 들어온 순간부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내가 혹시 ‘팀점 보이콧’의 대상은 아닌가? 직원들은 서로 눈치 보며 억지로 점심을 먹고 있지는 않은가? 가까이 다가오기엔 부담스러운 그런 존재인가?

구내식당에 모여앉아 얘기들을 나누며 맛있게 점심을 먹고 있는 와중에 멀리 떨어져 혼자 점심을 먹고 있는 나를 그려본다. 에이, 미래의 나는 아니겠지? 아닐 거야. 위안을 삼으려 하지만, 그 모습이 쉽게 떨쳐지질 않고 머문다.

그동안 소통 변화의 바람을 잘 타고 있는 팀장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며 지내온 시간이 헛구호에 불과한 나만의 오만이었던가? 그럼 지금부터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고민한다.

큰 딸은 기말고사를 앞두고 잠과 전쟁 중이다. 안쓰러운 딸과 도덕 시험 준비 피드백을 하던 중 내 눈은 놀란 보름달이 된다. 소통에 대해 너무나도 자세하게 설명이 된 중3 도덕 교과서. 의사소통이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전달받는 과정이라 설명하면서 바람직한 의사소통 방법을 ‘너’ 전달법이 아닌 ‘나 전달법’에서 찾고 있다. 나를 숨기고 너를 생각하는 것이 배려요 소통이라 여기는 기성세대에겐 다소 의외의 해답이다.

‘나 전달법’이란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나’라는 단어를 사용해 표현하는 방식이라 설명한다. 나를 주어로 말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녀가 소식 없이 늦게 들어오면 “너 왜 늦었어? 엄마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하니? 너 대체 왜 그래?”하면서 등짝을 두들기는 풍경이 자연스럽지만 “엄마는 네가 전화도 없이 늦게 들어와서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걱정했어. 앞으로는 미리 전화를 하면 좋겠어. 걱정했어.”라고 말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갱년기에 접어든 엄마에겐 너무나 버겁고 힘든 말이지만, 자녀와의 관계 해소를 위한 이상적인 ‘나 전달법’이라 하니 연습해 보려 한다.

사무실에서 ‘나 전달법’을 어떻게 적용할까 생각해 본다. 잘 떠오르질 않는다. 바로 어제의 상황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검토 보고서 결재 올리고 그 후에 민원 통보를 해야지, 안 그래요?”

상대방이 들으면 기분 나빴을 표현이다. 거기에 칼칼한 억양과 높은 톤이 더해졌으니 입장 바꿔 생각하면 ‘나, 참 더러워서’를 여러 번 뱉었을 것이다. 어떻게 전달해야 하나 지금도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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