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등 5명 투표 모두 만장일치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공주시의회가 믿기 힘든 ‘신의 한수’를 뒀다. 지난 6일 198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다.

이날 공주시의회는 의장 및 부의장 각 1명, 상임위원장 3명 등 총 5명을 선출하기 위해 8대 원구성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5명 모두 반대0, 기권0, 무효0로 만우절에나 믿을 법한 ‘패키지 만장일치’가 나왔다.

공주시의원 여야 정수 12명이 5회에 걸쳐 전원 투표 했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60표가 되는데 이중 단 1표도 반대 없이 통과된 것이다. 여야의 ‘시민 이익 최우선’ 동맹이 빛을 발했다. 7대 당시 드러냈던 분열과 이전투구 양상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합심의 결과였다.

의장단과 상임위 배분에서도 묘수풀이를 했다.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의장(박병수 의원)과 행정복지위원장(이상표 의원) 산업건설위원장(이재룡 의원)을, 한국당에서 부의장(이창선 의원)과 운영위원장(이맹석 의원)을 사이좋게 나눴다.

의석 분포상 민주당과 한국당이 7대5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견된 배분이지만 상임위원장 3명이 모두 초선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아름다운 원구성’ 직후 박병수 의장은 “이같은 결정에는 의원들간 양보와 배려가 가장 큰 힘이 됐다”며 “특히 의정 경험이 부족한 초선 의원들의 업무에 대한 열의와 각오가 남달랐다”고 밝혔다.

이창선 부의장 역시 “의원들 모두 시민을 위해 일하려고 여기에 있는 것”이라며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일꾼의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의회에서 쫓겨날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주시의회에서는 아예 여야라는 말도 없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공주시민들 모두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산성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한다는 박모씨는 “예전에는 의회쪽만 쳐다 보면 절망과 장탄식이 쏟아졌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제발 착한 의회가 시민을 춤추게 해줄걸로 믿는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청 공무원도 김모씨도 “의회가 정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에만 매몰돼 ‘정쟁’으로 날새는 일 없이 민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준다니 집행부 직원으로서 기대가 크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제 첫발을 뗀 공주시의회가 시정 발전에 ‘마이너스’의 손이 아닌 ‘마이더스’의 손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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