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근 취재부 차장

이도근 취재부 차장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최근 조현병 증세를 보이는 이들에 의한 사건·사고가 잇따르며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지난 8일 경북 영양에서 40대 조현병 환자가 흉기난동 끝에 경찰관 1명을 숨지게 했고, 포항에서도 조현병 환자에 의한 묻지마 흉기난동이 잇따랐다. 충북에서도 지난 4월 조현병을 앓던 30대 남성이 친동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하는 등 관련 사건이 이어졌다.

국내 조현병 관련 진료를 받은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환자 수 증가에 따라 조현병 관련 범죄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잇단 흉악 범죄에 시민들도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다보니 조현병 환자를 보다 강도 높게 관리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온 상태다.

그러나 조현병은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므로 조현병 환자를 모두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장 유명한 조현병 환자의 하나로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천재 수학자 존 내시가 있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뷰티플 마인드’에서 그는 망상에 시달리면서도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를 통해 내시는 ‘정신분열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면 누구나 극복할 수 있는 병’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잇단 강력 흉악 사건은 우리 사회가 이 병에 눈을 감고, 환자를 방치했을 때 피해가 다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조현병 유병률은 1%다. 국민 100명 중 1명이 걸리는 흔한 병이라 할 수 있다.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받으면 별다른 장애 없이 사회 복귀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잇단 조현병 관련 범죄에 대해 공포감을 내비치기보다는 똑바로 쳐다보고, 치료 환경을 다시 한 번 되짚어야 할 때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