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 하려면 술을 잘 마셔야"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청주시가 지난 6일 단행한 사무관급 전보 인사에 현직 시의원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알려지면서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공직사회에 따르면 시의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A의원이 이번 인사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B면에 C씨 등을 내정키 위해 시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후문이 돌고 있다.

A의원은 이번 사무관 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일부 공무원에게 '면장을 하려면 일단 술을 잘 마셔야 한다'며 '000 등은 술이 약해 면장 보직을 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의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단순 인사 청탁을 떠나 인사에 정식 개입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한 공무원은 '시민이 위임한 권한을 갖고 사사로이 공무원 위에 군림하려는 갑질행위가 줄어들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시의원의 인사개입도 문제지만 '빛'을 보려고 줄을 서는 일부 공무원의 일탈행위도 바로잡아야 할 악습'이라고 비판했다.

청주시의회는 2016년 시의원들의 각종 이권 개입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자 '시의회 의원 행동강령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시의원은 자신이나 친인척 등 이해관계에 있는 사안의 심사에 참여할 수 없으며 직위를 이용한 인사 청탁, 직무 관련 위원회 활동, 이권 개입, 금품수수, 직무 관련 정보의 사적사용 등을 금지하고 있다.

또 위반하면 의장은 해당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시민은 안중에 두지 않는 제 식구 감싸기를 일관하면서 일탈행위를 한 의원에 대해 면죄부만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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