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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 서서 / 김홍균이 만난 사람 - 정상혁 보은군수
이 길에 서서 / 김홍균이 만난 사람 - 정상혁 보은군수
  • 김홍균
  • 승인 2018.07.10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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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척당하는 ‘올드보이’서 ‘파워 시니어’가치 일깨워
전국자치단체장 234명중 최연장자... 보은군 최초 '3선군수'
스포츠 파크, 대추축제, 산업단지... 열정의 아이콘이 이룬 '보은신화'

 

정 군수가 2013년 1월 1일 LA 로즈 퍼레이드에서 태극기 기수로 참가한 사진을 가리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정 군수가 2013년 1월 1일 LA 로즈 퍼레이드에서 태극기 기수로 참가한 사진을 가리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국의 단체장은 243명. 광역(시·도지사)은 17명, 기초(시장·군수·구청장)는 226명이다. 그중 최연장자가 정상혁 보은군수다.

충북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는 유일하게 3선에 성공하면서 전국 최고령 당선인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41년생으로 만76세.

최고령 3선 고지는 험난했다.

일 열심히 하는 군수, 많은 일을 한 군수,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군수로 평가 받으면서도 전국을 휩쓴 민주당 바람과 ‘고령’에 ‘3선 도전의 피로감’ 탓일까, 각종 여론조사는 선거 종반 끼지도 예측을 불허했다.

여러 악재에도 당선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대답은 명쾌했다

‘공직자의 자세‘를 한시도 흐트린적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헌신과 열정’을 다했다고 했다.

“공직자가 열심히 일하면 행복은 누구에게 돌아가겠습니까. 당연히 주민에게로 가겠죠. 보은군수이기 때문에 보은군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에 헌신하려했고, 평가를 받고, 그런 자세가 공직자의 지녀야 할 가치인 거죠.”

언제부터 인가 우리 사회는 연륜과 경륜, 경험이 무시되고 영화 제목으로 등장한 ‘올드보이’란 이름으로 그들은 배척하고 폄훼貶毁 했다. 정 군수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팔순을 바라보는 사람이 군정을 잘 이끌 수 있겠나. 3선이 끝나면 더 이상 출마 할 수 없기 때문에 돈을 많이 챙길 것이라는 등” 별별 흉악한 말들이 떠돌았다.

“그래도 나이로 전국 1등을 했잖아요.”

경륜에서 묻어나는 지혜와 풍부한 경험으로 이뤄낸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 받은 셈이다.

2010년 보은군수에 처음 당선된 그는 재선을 거치면서 많은 ‘기록’을 세워 나가고 있다.

‘신기록’으로 기록될 만한 정 군수가 추진 주요사업은 들여다봤다.

육상 경기장과 축구장, 야구장이 한데 어우러진 ‘보은 스포츠파크’는 충북 유일의 공인 스포츠 시설로 전국 대회는 물론 전지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로 8년째 열리는 여자 실업축구(WK 리그)를 비롯해 20개가 넘는 전국대회도 이곳에서 열린다. 매년 50여개팀이 전지훈련을 하고 연인원 1만2000명이 보은을 찾는다. 73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도 6일부터 18일까지 보은 스포츠파크 야구장에서 열리고 있다.

축제하면 ‘보은대추축제’를 떠올릴 만큼 전국 최고의 농산물 축제가 됐다. 지난해는 89만여명이나 보은을 찾아 80여억원치의 대추를 사갔다.

‘충청북도 농특산물 판매축제’ 평가에서 최우수로 선정되면서 농산물 최고의 명품축제로 인정받았다.

불가능해 보였던 보은동부산업단지(68만8429㎡)를 글로벌 플라스틱 사출성형기 제작업체인 ㈜우진플라임에 일괄 분양하는 ‘완판신화’를 이뤄냈다.

속리산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이용한 ‘속리산휴양관광단지’가 2021년이면 제 모습을 갖춘다.

여든을 바라보는 ‘열정의 아이콘’이 이뤄낸 보은의 명품들이다.

앞으로 4년, ‘보은 100년’을 기약하는 청사진을 펼쳐 반드시 실천하겠는 의지를 보였다.




민선 7기가 출범하는 2일 장마와 태풍 ‘쁘라삐룬’ 영향으로 예정된 취임식은 취소됐다. 이튿날인 3일 오후 군수실을 찾았다. 30평 남짓 집무실은 여느 기관장실과는 사뭇 달랐다. 사방벽면에 빼곡히 걸려있는 각종 상장이 방문객을 반긴다. 오바마 미국대통령 자원봉사상도 눈에 띈다.

월드컵 축구가 한창인데다 독일전 승리의 여운 餘韻 때문 일까. 스포츠마케팅을 첫 질문으로 던졌다.

- 보은군의 스포츠마케팅이 전국의 성공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죠. 스포츠 불모지라 할 수 있는 보은군에 어떻게 스포츠를 접목시킬 생각을 했는지요.

“스포츠는 묘한 매력을 지녔잖아요. 2010년 당선되고 보니 군민에게서 활기를 찾아보기 어려웠어요. 인구는 줄고 경제도 위축되고 모든 것이 무기력 했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흩어진 에너지를 모으고 군민화합을 이끌어 내야 했죠.”

- 지금은 명실 공히 스포츠메카로 각광 받고 있지 않습니까.

“신이 납니다. 군민 모두가 열광하고 있죠. 조용하던 거리는 선수와 관계자, 그들 가족으로 넘쳐 나고 덩달아 음식점, 숙박업소는 호황을 이루고 농산물까지 잘 팔리고 있죠. 전에는 매물로 나온 식당, 여관들이 줄을 이었지만 이제는 선수단 유치를 위해 리모델링하는 업소가 많아 졌습니다. 2014년에는 문화관광부로부터 스포츠 대상까지 받았으니 성공했다고 할 수 있죠,”

- 스포츠산업의 대표 지역으로 발전하게 된 원동력은 어디서 찾을까요.

“군민들의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을 꼽을 수 있겠고, 2016년 11월에 준공한 ‘보은스포츠파크’의 존재입니다. 보은읍 성주·이평·어암리 일원 21만1906㎡ 부지에 육상과 축구경기를 할 수 있는 종합운동장 1개를 비롯해 야구장 2개·그라운드골프장 1개·체육회관 1개동·기타 부대시설 등을 갖췄습니다. 내년에는 스포츠파크 안에 건축 면적 3480㎡ 넓이의 지상 2층 규모의 다목적체육관이 들어섭니다.”

- 스포츠 말고 군민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어준 새 동력원은 없었습니까.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하는 일 이였죠. 그러기 위해서는 생활이 즐거워야 합니다. 문화예술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지원했습니다. 문학회, 시낭송회, 무용, 국악, 합창단, 색소폰 동호회 등 12개 단체에 1억3000만원을 지원해 활성화 시켰고 군청내에 방음이 잘된 악단 연습실을 마련해 누구나 마음껏 연주 하게 했어요.”

- 지금은 그분들의 실력이 수준급이 됐겠네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각종 행사에 유명가수 초정을 자주하지 않습니다. 여러 음악 동호회 회원들이 식전행사를 멋있게 장식해줄 만큼 실력이 대단합니다. 이들은 여름에 음악회를 열고 가을에는 문화원에서 발표회도 하고 있습니다. 음악 동아리에 들어가하지 못하면 사람대접을 못받는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왕성합니다, 군 보건소에 10억원을 들여 문화 활동 공간을 마련했는데 요가, 댄스 등을 하는 사람이 580명이나 됩니다. 11개 읍면에서 2011년부터 운영하는 노인대학은 농촌 노인들에게 젊음과 웃음을 찾아줬습니다. 교양, 건강, 노래, 율동, 시 낭송, 그림 등 여러 과목을 배우며 기쁘게 생활하고 있죠.”

스포츠 문화예술분야 얘기는 계속됐지만 정해진 시간 때문에 화제를 돌려야만 했다. 전국단체장중 최연장자이며 충북 유일의 야당 3선 군수에게 선거운동이 궁금했다.

- 이번 선거는 여러 가지로 힘들지 않았나요.

“정책이나 공약으로 경쟁한다면 무난히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봤는데 소속당(자유한국당)의 낮은 지지율에다 네거티브가 극성을 부리면서 유권자들이 혼란해 했을 겁니다. 누가 봐도 실현가능성 없는 공약을 내세워 표심을 흐리고 거짓 소문으로 진실을 왜곡시키려 했지만, 그래도 보은군민들은 냉정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지난 8년 보다 더 열심히 하라는 명령이라고 봐요.”

선거 기간 내 전술했던 여러 악재는 극복의 대상이었지만 가족에 대한 흑색선전은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 가족에 대한 이상한 소문도 나돌았다고 들었습니다.

“치매로 다 죽어가는 아내를 병원에 홀로 두고 가보지도 않는 ‘나쁜 놈’이란 소문이 퍼졌는데 어떻게 손 쓸 방법이 없었는데 아내 머리를 자르러 집에 온 미장원 원장이 헛소문을 잠재워 줬지요. 이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아내는 2016년 8월3일 중풍(뇌출혈)으로 쓰러져 병원치료를 받고 퇴원해 지난해 7월15일부터는 집에서 요양 중인데 거동이 약간 불편한 뿐 입니다, 간병인이 없는 아침저녁은 내 손으로 챙겨주고 있지요.”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무시하는 정치풍토에 대해 묻자 맨 먼저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를 거론했다.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총리를 지낸 그는 지난 5월 총선에서 93세 나이로 15년 만에 총리로 복귀했다. 라작 전 총리의 집권당은 젊은이들에게 세금을 면제해 주고 공휴일을 2일 더 늘려주겠다는 등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내걸었지만, 국민들은 ‘개발독재자’로 ‘근대화를 이끈 국부(國父)’로 엇갈린 평가를 받는 그에게 다시 국가의 운명을 맡겼다.

- 이번 선거에서 경륜과 경험을 가진 일부 후보들이 ‘올드보인’란 이름으로 공격받고 평가 절하되기도 했지요?

“말레시아 총리는 93세이고 이승만김대중 대통령도 80살 넘어서까지 국가를 통치하지 않았나요. 100세 시대라고 하면서 경륜과 경험을 무시하고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창의적이고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이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연습이 없는 만큼 시행착오를 줄이고 귀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는 않겠지요.”

올해 4월 국내 출생아 수가 역대 4월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인구절벽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보은군 인구는 2000년 4만3326명에서 10년간 1만여명이 줄면서 3만4162명(2017년 6월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 저출산과 고령화는 보은군만의 문제가 아니지요

“지금 농촌지역의 노인인구는 30%를 넘어가고 있는데 막을 길이 없어요. 지자체가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가 2006년부터 11년 동안 저출산 해결을 위해 124조원을 썼는데도 출산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 보은군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셋째아이를 낳으면 20년 동안 2400만원의 ‘산모보험’을 들어줘 산모가 노후를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60세부터 30년 동안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지난 8년 동안 많은 일을 했는데 이루지 못해 아쉬운 사업은 없는지요.

“왜 없었겠어요. 국립호국원을 유치해 놓고도 부지가 선정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주민 지원 사업을 놓고 보훈처와의 이견 때문에 포기 할 수밖에 없었죠.”

국립호국원 설치는 괴산군으로 결정됐고 올 착공에 들어갔다.

- 앞으로 4년 임기를 마치면 야인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른 예기지만 어떤 군수로 기억되고 싶은지요.

“군민 행복과 지역발전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한결같이 멸사봉공 滅私奉公한 군수로 평가 받고 싶네요. 많은 후배들로터 ‘롤 모델’로 여겨진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죠.”

-평생을 지키며 살고자 했던 ‘푯대’ 같은 것이 있겠지요.

“회인초등학교에서 청주사범병설중학교로 진학했는데 존댓말사용, 무감독시험, 무매점운영을 교육방침으로 삼고 있었어요.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지요. ‘자신의 양심을 속이지 말고 정직하라’는 한학자였던 아버지의 말씀을 새기고 있습니다.”

중학생 시절 얘기는 길어졌다. 정 군수와 아내는 동기생이다. “졸업생 150명중 동기생끼리 결혼한 사람은 나 뿐”이라며 웃는다. 정 군수의 아내 이문자(76)여사는 서울서 38년간 초등교사로 근무한후 교장으로 퇴임했다.

큰 아들 정운봉씨는 치과의사이고.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큰 사위다.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작은 딸과 사위는 사업을 하고 있다.

정 군수의 활동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 받았다. 해외 최초로 LA 글렌데일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성사시킨 공로로 미주동포후원재단(KALF)이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2013년 1월 1일 LA 패사디나시에서 열린 124회 로즈 퍼레이드에 한인계 최초로 참가하는 LA 교민 자녀 중고생 180명으로 구성된 PAVA 팀의 태극기 기수로 참가해 한국을 세계에 알렸다. 이러한 공로로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원봉사상을 받았다.

인터뷰는 예정된 1시간을 넘어 50분을 더했다. 군수실 문이 열리고 닫히기를 여러번, 정 군수의 말문은 좀처럼 닫히질 않았다. 그 만큼 해 놓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많아 하고싶은 이야기도 많았을 것이다.

소 풀뜨기하다 먹구름이 몰려오면 소나기 맞을까 급히 소를 몰고 집으로 향하던 심정으로 인터뷰를 끝내자 그가 쓴 ‘촌놈이 부르는 희망노래’의 책 한권을 건네준다.

정 군수의 자작시가 눈에 들어왔다.

산다는 거/신세 짓는 거야/은혜 받는 거지/ 받은 것 되갚는 게 보은報恩이라구

티끌만한 은혜도 태산같이 아는 것/ 그게 사람 도리라구/ 베푸는 게 곧 받는 거란 걸 알아야해/ 마음이 어질어야 베풀 수 있어(중략)

이 싯구에서도 고향 보은과 군민들에 대한 애정이 넘쳐 난다.

그의 당선은 한 나이 많은 군수 탄생을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경륜에서 묻어나는 지혜와 경험 풍부한 ‘파워 시니어’의 가치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울림일 것이다.

글 / 김홍균 동양일보 이사



■정상혁 鄭相赫 군수는…



⁎1941년 충북 보은군 회인 출생, 호 웅암熊岩

⁎1964년 충북대 임학과졸업

⁎1967~85년 중원군농촌지도소, 충북농촌진흥원, 농촌진진흥청, 환경부 근무

⁎1985~2000년 천세산업 상무, 천수산업 부사장, 보광산업 사장

⁎2002~2006년 충북도의원, 댐특위 위원장

⁎2007~2009년 영동대 교양학부 강사

⁎2009년 충북 4.19혁명기념사업회 부회장

⁎2012~2014년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 부회장

⁎2012년 대한민국 문화경영대상(스포츠마케팅 부문)

⁎2012년 미국대통령 자원봉사상(버락 오바마대통령)

⁎2013~2012년 전국균형발전지방정부협의회 공동대표

⁎2013년 대한민국 경영혁신대상(지방자치단체부문)

⁎2014년 대한민국 세종대왕 나눔봉사대상

⁎2016년 세계자유민주연맹 자유장, 미주동포후원재단 11회 자랑스런 한국인상

⁎2016년 동양일보 선정 ‘올해의 인물’

⁎2018년 대한민국 지역경제혁신대상, 코리아 TOP브랜드 특산물 부문 대상

⁎2010~ 민선 5·6·7기 보은군수 ☏043-540-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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