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택 전 제천교육장

최성택 전 제천교육장

2018 러시아 월드컵은 많은 이변을 낳은 대회로 기억 될 것이다. 호날두의 포르투갈과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초반에 탈락하고 네이마르의 브라질도 16강에는 들었으나 8강에서 탈락하는 등 예상을 뒤엎는 경기가 많았다. 그래서 축구공은 둥글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이목을 끈 것은 세계 랭킹 1위인 독일을 57위인 대한민국이 2:0으로 완봉승 한 것으로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이 경기를 월드컵 역사상 최대 쇼크 2위에 선정했다.

한국은 죽음의 조라고 불리는 F조 (세계랭킹 1위인 독일, 16위 멕시코, 24위 스웨덴) 에 편성 되어 고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스웨덴을 이기고 멕시코와는 무승부, 독일에는 진다는 예상 하에 1승 1무 1패 정도로 그것도 경우의 수에 따라 16강을 기대했으나 1차전에서 스웨덴에 0:2 패, 2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했으나 종료 직전 터진 손 흥민 의 만회 골로 16강 진출 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3차전 독일과의 경기 결과는 볼 점유율 31:69, 코너킥3:9, 파울16:7, 프리킥8:16, 골키퍼 선방6:3, 오프사이드0:1, 경고4:0, 슈팅10:17로 전반적으로 끌려가는 경기였으나 스코아 2:0 이 말해주듯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효율적인 경기를 했다.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는 실망 속에 마지막 경기에서 통쾌한 승리를 하므로 국민들이 위로를 받고 희망을 보았다.

이번 독일 전 승리의 요인으로 먼저 선수들의 불굴의 투지를 꼽을 수 있다.

볼 점유율과 슈팅 그리고 코너킥과 반칙, 경고 등 모든 면에서 밀리는 경기를 무서운 투혼으로 커버했다. 이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뛴 거리는 118km를 달려 독일 (115km)보다 더 많이 뛴 것이 증명한다.

다음으로는 독일 축구에 경험이 있는 차범근 과 차두리 부자, 손흥민 과 구자철 등을 통해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골이나 다름없는 볼을 6번이나 막아낸 골키퍼 조현우 의 선방이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조현우는 영국의 맨처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로 데려오라고 해외 펜들이 극성일 정도로 세계적인 골키퍼로 부상했다. 독일과 멕시코 대전에서 각각 1골씩 득점한 손흥민 또한 맨처스터 유나이트 팬들이 영입을 원하고 몸값도 900억 원대라는 기사도 많이 보인다.

그러나 독일 전 승리로 흥분 할 때만은 아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백서에서 지적된 잦은 감독 교체에 따른 혼란, 체계적인 체력 보완 (체계적인 체력보완 안하면 다음 월드컵도 힘들다는 이 재성 선수의 말 참조), 해외파 선수의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관리, 여러 관점에서 필요한 심리치료사 활용 등은 이번에도 고쳐지지 않았다. 이제라도 부족한 것 보충하고 잘 하는 것은 더 신장 시킨다면 안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늘 급한 것이 탈이다. 무슨 일만 나면 임시방편 식 땜질로 넘기지 말고 제대로 된 계획과 추진이 필요할 것이다. 역대 월드컵 우승국을 비롯한 축구 선진국들의 높은 기량과 축구인프라를 배우고 이들 나라에 유소년 시절부터 축구 유학을 시킬 필요가 있다. 또 이번 대회에서 16강에 든 인구1000만 명 미만인 스위스, 크로아티아, 덴마크, 스웨덴, 우루과이 와 1000만 명이 조금 넘는 포르투갈, 벨기에 등 인구는 적지만 축구가 강한 나라는 우리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무엇이 축구 강국을 만드는가?’ 라는 기사를 통해 경제력, 축구의 관심과 인기, 인프라 투자 그리고 유소년 축구 활성화 등을 축구 발전의 요인으로 꼽았다.

인구 340만 명의 우루과이는 경제력(1인당 국민소득 10000달러)에서 유럽의 축구 강국에비해 떨어지지만 국민적 관심과 인기가 유소년 축구 발전을 이끌었고 이렇게 길러진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 진출하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효과를 본 것이다.

박 지성이 쓴 책 '나를 따르라' 에 나오는 전 리버플의 명장 빌 생클리의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는 말은 우리 축구계에 주어진 숙제를 푸는 열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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