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함량 2009년 1122㎎→2018년 382㎎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세계 3대 광천수 중 하나인 청주 초정약수가 최근 몇 년 사이 탄산 함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정약수는 미국 샤스터, 영국 나폴리나스와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피부질환이나 욕창 등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는 고탄산 약수다.

1530년 완성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초수(초정약수)는 청주의 동쪽 39리에 있으며 그 맛이 후추와 같고 이 물에 목욕하면 몸의 병이 낫는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도 고탄산에 미네랄이 풍부한 초정약수를 '동양의 신비한 물'로 평가했다.

그 시절 처럼, 미네랄 성분은 지금도 여전하지만 탄산 함량은 큰 폭으로 줄어 청주시가 비상에 걸렸다.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초정약수 탄산 함량은 낮은 곳이 30㎎/ℓ, 높은 곳이 952㎎/ℓ으로 평균 382㎎/ℓ를 기록해 10년 새 70%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 조사는 5월 개최한 '세종대왕 초정약수 축제'를 앞두고 시가 팔각정과 음수대 등 초정리 일대 7개 취수관정에서 진행했다.

이 지역에는 사용하지 않는 11개의 관정을 제외한 나머지 78개 관정에선 2015년 기준 하루 475t의 지하수가 취수되고 있다.

취수 제한과 폐 관정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으면 해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는 탄산 함유량을 높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보건환경연구원의 2003년 조사에서는 탄산 함량은 836∼1496㎎/ℓ(평균 1217㎎/ℓ)였고 2009년 조사 때도 528∼1698㎎/ℓ(평균 1천122㎎/ℓ)였다.

과거 2차례 조사 때는 수치의 차이가 다소 있긴 해도 탄산 함량이 꽤 높았다는 게 공통된 특징이었다.

탄수 함유량 감소와 관련, 초정 일대를 지하수 보전 구역으로 지정해 취수량을 줄이는 방안도 제기됐지만 목욕탕과 주류·음료 제조회사에 이를 강요하기 어려운 데다가 현지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우려가 커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초정약수 축제를 찾은 시민들은 '물맛이 예전만 못하다'며 '일부 관정에서 나온 물은 탄산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초정리 일대 방치된 지하수 폐 관정으로 탄산가스가 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취수량을 줄이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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