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매칭조건 시군 설득력 잃어

(동양일보 임재업 기자) 충북도가 청년근로자들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올해 첫 추진한 ‘기업 정주여건 개선사업’을 시군 공모로 추진한데다 매칭조건을 달아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청년 근로자들의 디지털 환경 눈 높이를 외면한 채 아날로그 문화로 경직된 공직사회의 시군 민원 해소 차원 사업이 대부분 선정됐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사전 수요조사를 거쳐 30개 사업(85억원)을 접수, 대학교수등 12명의 평가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거쳐 16개사업을 최종 선정했다. 시군 50% 부담 매칭으로 총 40억원을 투자한다.

선정된 사업은 보행환경 개선, 공중 화장실 리모델링, 인도 정비 보도정비, 진입로 확포장, 가로등 설치, 주차장조성, 다 목적구장,체력단련실, 사면붕괴 보강토 설치등 11개 시군에 안배가 됐다.

청년 근로자들은 노동과 휴식 즉, 워라벨 문화에 익숙하다. 돈도 중요하지만 일을 하고 나면 즐겁게 먹고 놀만한 레포츠 시설과 생활에 편리한 마트나 음식주점, 주거 등 생활 환경을 취업의 선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와이파이가 팡팡 터저 아무 곳에서나 모바일 게임을 할수 있는 환경을 찾는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조차도 낯선 농촌보다 대도시 주변 산업체를 선호하는 것은 생활의 편리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이처럼 충북도를 비롯한 지자체의 정주여건 개선 사업과 청년 근로자들의 취업 환경 요구조건이 엇박자를 보이고 있어 지역의 중소기업 근로 환경을 해소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경제 활성화를위해 산업단지 조성과 투자 유치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기에 앞서 있는 기업체 근로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는 현장 마인드 배양도 필요하다.

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 청년 근로자들이 요구하는 근로 환경을 가꾸기엔 기업 형편상 쉽지 않은 일이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차원에서 젊은이들 눈 높이에 맞는 사회간접 자본 시설을 갖추어 주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보은지역 한 기업인은 ' 인천에서 회사와 함께 이전한 숙련 근로자들이 먹고 놀만한 휴게 시설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산업단지와 함께 문화 생활 환경도 변해야 한다'며 사회적 인프라에 눈을 돌려야 하는 당위성을 역설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당초 관 주도의 시각에서 벗어나 근로자 눈 높이에 맞는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 공모했지만 결과물은 그렇지 못하게 나왔다'면서 '내년부터 좀 더 청년 근로자 눈 높이에 맞는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재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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