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매년 여름철 폭염·폭우·가뭄으로 전국이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6일은 청주에 기록적인 물 폭탄이 퍼부으면서 도시 전체가 초토화된 날이다.

시간당 90mm 이상이 쏟아져 내리면서 도내 수해지역이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곳곳에 상처가 완치되지 못한 채 자리잡고 있다.

청주는 석남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상가와 주택가는 속수무책으로 수해를 입었다. 전체 5명이 숨지고 2550명의 이재민 발생과 546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당시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재민들도 많다.

이 때문에 요즘도 비가 많이 내리면 생각하기도 싫은 일을 또 겪지나 않을까 불안한 마음과 걱정이 앞선다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도내 수해지역 복구 사업은 현재 95%가 완료됐다. 공공시설 1306곳 중 1240곳이 공사를 끝마쳤다.

하지만 수해로 피해를 입은 대형 사업이 아직도 첫 삽을 뜨지 못하면서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집중호우 당시 가장 큰 침수피해를 입었던 복대동 일원은 인근 석남천 재가설 사업이 여전히 첫 삽 조차 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괴산군 청천면 화양동 일대 피해를 입은 펜션도 상당부분 원상복구 됐지만 정상화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

오송역과 오송생명과학단지를 연결하는 지방도 508호선은 수해 발생 이후 펌프장 설치, 빗물 유입차단시설 설치 등의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정부와의 공법 선정이 지연되면서 다음달에나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물난리도 자꾸 반복되면 인재나 다름없다. 아무리 자연재해라도 잘만 대비하면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올 여름 폭염도 기세가 심상치 않아 걱정이다. 충북에서는 지난 14일 올 들어 첫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청주시 금천동에서 밭일을 하던 60대가 탈진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이날 하루만 4명에 대한 온열질환 신고가 접수됐다.

폭염·폭우·가뭄을 여름철 통과의례로 넘길 단계는 지났다. 엘니뇨현상,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 재해가 발생할지 종잡기 어렵다. 더욱이 집중호우는 다반사다. 재난 발생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만반의 채비를 갖춰놓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상이변 원인과 구조를 철저히 파악해 대비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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