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준영 한국전력보은지사 청년인턴사원

우준영 <한국전력보은지사 청년인턴사원>

한국전력 보은지사에서 인턴 사원으로 근무를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한전에 입사하고 싶은 생각이 절실했던 만큼 첫 출근하는 나의 마음은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곳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한국전력이니까 전봇대에도 올라가는 걸까? 이런 저런 궁금증을 머릿속에 간직한 채 인턴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을 즈음 직장 선배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나가게 되었다.

한전 보은지사 사회봉사단이 보은군 12개 면지역을 돌며 한 달에 한번 씩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고 말벗을 해드리는 봉사활동이었다.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저소득층 국가유공자 할아버지 댁이었다. 따뜻한 도시락을 나눠드리고 어르신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말동무가 되었다. 불편하신 사항은 없는지, 또 아프신 곳은 없는지 여쭤보기도 하며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분들의 외로움을 덜어드릴 수 있었다.

함께 방문한 직장 선배들은 자주 해 왔던 일인 듯 매우 익숙한 자세로 할아버지와 마주 앉았다.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그렇게 순수하고 멋있어 보였다.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잠시, 우리는 다른 분들에게도 도시락을 배달해야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방문을 나섰다. 우리가 타고 온 자동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 할아버지는 대문 앞에 서서 밝은 미소와 함께 아쉬운 표정으로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주셨다.

이렇게 사랑의 도시락을 들고 어렵고 외롭게 살아가시는 어르신들을 방문하기를 몇 차례, 그 날의 짧지만 보람 있었던 봉사가 마무리되었다.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아직도 그늘진 곳에서 외롭고 힘겹게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그 분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증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전기를 생산해 산골마을 가정까지 공급해주는 공기업으로만 단순하게 여겼던 한국전력이 도시락배달 봉사를 하다니 얼른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한전에서는 사랑의 도시락배달 봉사 외에도 무료배식, 사랑의 김장나누기, 농촌일손 돕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공기업으로서 사회환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선배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궁금증이 풀렸다.

전기는 현대 문명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산소 같은 존재다. 가난한 집이든, 부잣집이든, 산업체든 어둠을 밝히는 곳이라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한전이 펼치는 사랑의 도시락 배달 봉사는 고된 삶을 살아가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어둠을 밝혀주는 전기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사를 한다면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했던 할아버지를 대하듯이 무한봉사의 자세로 고객들에게 다가가고, 우리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처럼 직장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사원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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