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일 충북도 투자유치팀장

오병일 <충북도 투자유치팀장>

이달 초 일본 서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기록적인 강우량은 1042㎜에 달했고, 8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자연재해 앞에 인간의 무력감을 느끼면서 작년 7월 이맘때쯤 우리 지역의 폭우가 생각났다.

그날은 일요일이라 기억이 더욱 생생하다. 아침부터 양동이로 퍼 붙듯 한 기록적인 폭우가 청주를 비롯한 인근 군까지 세차게 내렸다. 당일 시간당 91㎜로 대한민국 관측 최다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청주 290㎜, 증평 225㎜, 괴산 213㎜로 가히 ‘물 폭탄’이라 할 수 있다.

이날 국민안전처의 문자 메시지를 보면 오전 7시 호우경보, 8시 산사태 주의보, 8시 57분 산사태 경보, 9시 20분 미호천 홍수주의보, 9시 54분 청주지역 호우경보, 상습침수 위험지역 대피, 10시 45분 명암유원지 범람위기, 오후 1시 가경천 유실, 상수도관 파손, 단수 안내로 급박하게 돌아간 하루였다.

내가 살고 있는 복대동 도로변도 물이 넘쳐 소형차가 물에 쓸려 내려가고 지하건물은 그야말로 ‘지하 물탱크’가 돼버렸다. 지하뿐만 아니라 지상1층도 물이 차올라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던 상가들은 많은 피해를 보았다. 지하에서 노래방 하던 분은 기기, 인테리어 등 다 쓸모가 없어져 대충 어림잡아도 1억 정도 손해를 보고, 1층 상가인 핸드폰가게, 약국, 빵집, 떡집 등도 수백에서 수천만 원 정도 피해를 보았다. 이런 수해가 청주에 없었기에 보험 등을 들지 않았고 이는 고스란히 업주들에게 피해가 돌아갔다.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홍수에 대한 대비가 잘 되고 있는지 되돌아본다.

다행히 지난 5월부터 전국 22개 시‧군‧구가 ‘소상공인 풍수해 보험’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충북에서는 청주시가 이름을 올렸다. 기존 ‘풍수해보험’은 주택과 온실에 대해서만 가입이 가능했으나 자연 재난에 의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올해부터 시범사업으로 가입대상이 소상공인 상가, 공장에 대해서도 확대됐다.

‘소상공인 풍수해보험’ 가입대상은 광업, 제조업, 건설업 및 운수업은 상시근로자 10명 미만, 그 밖의 업종은 상시 근로자 5명 미만의 사업자로 보험 가입은 5개 보험사(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화재, 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중 원하는 보험사를 통해 하면 된다.

이 보험은 정부가 보험료의 55~92%를 지원,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풍수해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다. 이런 ‘소상공인 풍수해 보험’ 시범사업이 전 시군으로 확대되길 바란다.

홍수 등에 취약한 지역에서는 각자가 모래주머니, 배수펌프 등을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 지자체에서는 소하천 준설작업을 통하여 홍수 시 다량의 물이 잘빠지게 하고, 산과 들에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나무를 지속적으로 심어 토사유출을 막을 필요가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길거리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

마구 버린 생활쓰레기는 하수도 구멍을 막아, 물이 역류 되고 하천의 물 흐름에 방해가 되며, 궁극적으로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환경보존 측면이나 홍수대비를 위해서도 나의 조그마한 행동이 큰 홍수로 변하고 돌이킬 수 없는 환경오염이 된다는 사실이, 내가 사는 주변 환경부터 깨끗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인간의 심리는 깨끗한 곳은 꽁초 버리는 것도 주저하지만 더럽고 지저분한 곳은 담배꽁초뿐만 아니라 일반 쓰레기도 마구 버려서 더욱 지저분해 진다.

우리 집 주변을 깨끗이 하는 이런 작은 정성이 홍수도 막고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