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조율’·진천군, ‘음성군지지’…수원시 18점차 역전 성공

(왼쪽부터)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이수완(진천2)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장이 17일 오전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소방복합치유센터 충북혁신도시 유치 확정 관련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 음성군(혁신도시)이 극적으로 국립병원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유치하면서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의 모범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혁신도시는 소방복합치유센터건립추진위원회가 입지선정을 위한 1·2차평가 점수를 합산한 결과 총점 831.89점으로 전국 14개 후보지 중 최고점수를 획득, 후보지로 선정됐다.

충남 예산군과 홍성군은 막판 ‘내포신도시’ 후보지 단일화로 반전에 나섰으나 3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평가에서 7위를 차지했던 충북이 1위의 수원시(호매실)를 18점차로 따돌리고 역전에 성공한 것은 숨은 공신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시종 충북지사의 조율 지휘아래 송기섭 진천군수가 ‘후보지 단일화’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렸고 조병옥 음성군수는 유치전 전면에 나섰다.

인근 이차영 괴산순수와 홍성렬 증평군수도 송·조 군수와 ‘충북 중부권 4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소방복합유치센터 공동 유치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힘을 보탰다.

후보지 평가의 마지막 단계인 프레젠테이션(PT)을 앞두고 진천군이 유치를 포기, 음성군으로 후보지를 단일화하기로 하면서 공조 효과가 더욱 커졌다.

여기에 평가위원들 앞에서 설득력 있는 PT를 선보인 고근석 음성군부군수, 응모단계부터 전략 수립과 실행을 지휘한 맹경재 충북도 경제통상국장, 소방청에 국책병원 설립을 호소해 온 혁신도시 입주기관 관계자들의 공도 크다.

정초시 충북연구원장은 후보지평가위원회에 충북 몫 위원으로 들어가 유치에 열을 올렸다. 특히 지난 12일 국립 소방박물관 입지가 경기 광명시로 결정된 이후부터 ‘수도권이 소방 관련 시설을 싹쓸이하려 하느냐’고 ‘수도권 불가론’을 내세웠다.

예비 후보지에 오른 수원시 등 수도권 후보지들을 겨냥하기 위한 포석이다.

애초 소방청은 충청권 4개 시·도를 대상으로 소방병원 유치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수도권 지자체의 거센 항의로 전국 공모로 확대하면서 인구 등 종합병원 배후 수요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충북은 불리한 상황이었다.

실제 1차 후보지 14곳 가운데 경기도는 용인(기흥·처인) 2곳을 비롯해 수원(호매실), 화성(동탄), 고양(일산), 평택(고덕) 등 6곳이 선정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정 원장의 수도권 싹쓸이 불가론은 음성이 수원을 이기는데 기여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권대윤 충북소방본부장도 숨은 공신 중 하나다.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직후인 지난 1월 부임한 권 본부장은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전 때 소방청 내부 분위기를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소방복합치유센터는 충북대 출신 권 본부장이 지난해 소방청 소방정책국 소방정책과장으로 일할 때 입안한 사업이다. 그가 유치전에 가세하면서 충북의 유치 역량은 더욱 커졌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유치전을 펼쳐 준 많은 사람이 이었다”며 “충북의 모든 역량을 모아 이뤄낸 쾌거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최고의 의료시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성단계부터 충북도, 음성군, 진천군, 유관기관과 TF팀을 가동할 계획”이라며 “의료 인프라 및 의료인 복지시설 확충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충북도청에서 열린 진천·음성군수 합동 기자회견에서 송 군수는 “중부4군의 상생 발전을 위한 행정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며 “협의체에서 정부의 각종 공모사업 유치를 위해 공조하는 등 각종 현안에 대해 협력, 전국적으로 모범적인 자치단체가 협력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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