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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폭염과 열대야
동양칼럼/ 폭염과 열대야
  • 이경용
  • 승인 2018.07.18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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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

 어느 해 여름치고 안 더운 여름이 있었겠냐고 하겠지만 해마다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 이것이 열대야가 없는 제천에서 자라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는 나만의 개인적 느낌만은 아닌 듯싶다. 인터넷에서 폭염(일 최고기운이 섭씨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 또는 열대야(밤 사이 최저기온이 25℃ 이상 유지)를 치면 관련 기사들이 쭉 뜨는데, 사용하는 용어가 ‘유례없는 더위’, ‘사상 최악의 더위’, ‘가마솥 더위’, ‘살인적 더위’ 등으로 표현의 강도가 매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음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올해도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대구·포항의 낮 최고 기온은 연일 37℃를 웃돌고 있고,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는 열대야가 13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 일부 지역은 35℃ 이상 오르는 등 평년보다 4∼7℃ 정도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더위가 어느 해보다도 길고 지루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선 더위가 어느 해보다도 빨리 시작했다. 보통 장마가 7월 하순 정도 끝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난 11일에 내린 비가 마지막 장마였다. 특히 올해는 10년 주기로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유달리 강하게 발달하는 해라고 한다. 여기에 해수면 온도 상승, 티베트 지방의 고온이 만들어낸 ‘히트 돔(Heat Dome)' 현상 등이 가세하면서 극심한 찜통더위가 예상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히트 돔‘은 티베트 지역을 덮고 있던 눈이 예년보다 빠르게 녹으면서 티베트 고원 상공 고도 10㎞ 부근에 형성된 커다란 고기압이 한반도 상층으로 유입되는 현상을 이른다. 이 티베트 고기압이 북쪽의 찬 기온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그 사이 하층에서는 강력한 무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를 잡게 됨에 따라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 되면 올해 남은 여름이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무더위가 그 동안 겪었던 최악의 무더위는 아니라고 하면 이 찜통더위를 이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1907년 우리나라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던 해는 1994년 여름으로 기록되어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994년 7월 24일, 서울은 38.4℃까지 올라가며 관측 이래 최고 온도를 기록했다. 전국평균 폭염일수만 놓고 보아도 1994년이 압도적이다. 6월부터 폭염이 시작돼 9월까지 총31.1일 동안 폭염이 지속되었다. 폭염일수가 두 번째로 길었던 2016년은 22.4일에 불과했다. 전국평균 열대야일수도 1994년이 17.7일이나 지속되면서 현재까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열대야가 두 번째로 길었던 2013년은 15.9일 이었다.

외국의 상황은 어떨까? 역대 최악 무더위는 2003년 유럽 여름으로 기억된다. 당시 유럽은 숨쉬기도 힘든 40℃ 이상의 고온이 십 수일씩 지속되면서 7∼8월 동안에 7만 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 중에서도 최고 기온이 44.1℃까지나 올라갔던 프랑스에서 피해가 가장 커 한 달 동안 무려 1만 5000명이 사망하였다. 러시아에게 2010년 여름은 최악이었다. 그 해 러시아는 5만5000명이 폭염으로 사망하는 등 무더위 때문에 16개 지방에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하였다. 그 해 모스크바의 최고 기온은 38.2℃ 였지만, 한여름 평균기온이 22℃에 불과하였던 모스크바 시민들에게는 재앙에 가까운 재난이었다고 한다.

앞날을 생각하면 더 암울하다. 기상청에서 발간한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연평균기온은 지난 30년간(1981∼2010) 1.2℃ 상승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기후변화 전망치를 보더라고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시나리오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연평균 기온이 지속 상승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이는 앞으로도 폭염과 열대야는 계속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것도 더 빈번하게 더 큰 강도로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구 설치와 사용을 확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냉방기구 가동을 위해 사용하는 화석연료는 역으로 지구의 평균 기온을 상승시킬 것이고, 내년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더 기승을 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묘안을 찾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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