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와 청주시 역할 부재 여론 도마위에 올라

오송이 다른 유망 바이오 육성 도시와 차별화되는 점은 보건의료 관련 정부 기관이 입주해 있다는 점이다. 6대 국책기관이 입주한 보건의료행정타운 모습.
6대 국책기관이 입주한 보건의료행정타운 모습. /자료사진

 

(동양일보 임재업 기자) 충북도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하면서 유치한 보건의료행정타운 내 6대 국책기관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는 커녕 아예 지역과 더불어 하려는 의지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는 1997년 청주시 오송읍 연제리 일원에 산·학·연·관이 한곳에 모인 세계 유일의 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이에따라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이 조성됐고, 이곳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식품안전평가원,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 6대 국책기관이 입주한 보건의료분야의 원스톱 서비스 체계가 구축됐다.

이들 국책기관의 입주가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던 충북도와 지역민들은 그러나 이들 기관이 '보안'을 내세운 철옹성같은 기관 운영으로 지역과 담을 쌓고 있을 뿐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감만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업무 특성상 보안을 강화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지방정부와 상생협력 관계를 도모하지 않는데다 각종 행사마저 서울에서 개최, 지역사회와 호흡을 함께 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청주권이 컨퍼런스나 세미나 등 크고 작은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서울에서 치른다는 것은 지역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국책기관의 지역 존재 이유가 의심받기에 충분하다고 질타했다.

동남아 의료기관 관계자 18명에 대한 교육이나 오는 20일 예정된 '제5회 식품·의약품 안전 열린포럼' 정도는 청주그랜드호텔에서 충분히 치를수 있는데도 식약처는 서울글로벌센터빌딩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키로 한 게 단적인 예다.

이들 국책기관이 지역과 함께 상생하려는 마인드를 갖고 각종 사업과 시책을 펼때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입주한 연구기관과 회사들에게도 영향을 줘 청주와 함께 발전을 도모하려는 '기업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오송에 입주한 한 기업체 대표 A씨는 ' 6대 국책 기관을 유치할 때 충북의 비젼을 홍보했던 게 자치단체이고 지역 언론과 주민들이 나서 힘을 보탰다'면서 '청주에 온 국책기관들이 아직도 서울 의존 경향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것은 지역애 대한 애정과 관심 부족이고, 나아가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국책기관들이 국내·외 행사만이라도 청주에서 치른다면 청주권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텐데 아직은 그런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의 한계가 분명하게 존재하는 만큼 이들 국책기관의 지역에 대한 인식변화가 우선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재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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