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대전 중구의회가 감투싸움으로 원 구성을 못 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한심하고 어이없는 일이다. 자신들을 찍어 준 주민 알기를 우습게 아는 배은망덕하고 파렴치한 처사다.

민주당 7명과 자유한국당 5명으로 구성된 중구의회는 지난 6일 민주당에서 합의 추대키로 한 의장 후보를 제쳐 두고 다른 민주당 의원이 한국당 의원들의 몰표를 받아 의장에 선출됐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 후보의 부의장 당선을 막기 위해 의회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의결 정족수 미달로 정회와 산회를 거듭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구의회가 파행되면서 구청 업무추진 상황 보고 등 구정 본연의 업무 또한 지연되고 있다니 중구의원들의 행태가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최근 우리나라는 저성장 기조 속에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영세 자영업계가 어려움에 처하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유독 많은 대전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대전 원도심인 중구시내 골목과 상가에는 요근래 빈 점포와 점포 임대.매매 표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 내수 부진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업주의 부담 증가로 인한 현상이다.

경기 침체와 무더위로 서민 생활이 다들 힘들다.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이처럼 서로 반목하고 싸워서는 곤란하다. 가뜩이나 위기에 직면한 어려운 중구 지역사회가 더욱 어려워지고, 심할 경우 공멸사태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넓은 아량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과 같은 중차대한 시기에 잘못 대처하면 자칫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직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지방의회 무용론’이 왜인지, 먼저 생각해야 할 기관이 바로 '대전 중구의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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