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 중원대 교수

김택/ 중원대 교수

최근 정부의 최저임금제 시행,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소상공인들의 이유 있는 함성과 분노가 불볕더위처럼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먼저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 학생들이나 일용직종사자들에게도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현장을 모르고 탁상행정식 정책을 시행한 정부에 잘못이 있다. 임금인상으로 50만에서 100만 원가량을 임금으로 지출해야 하는데 누가 편의점을 하고 불만이 없겠는가. 물론 정부는 대통령공약을 이행하려고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영세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소득이 줄어들어 오히려 이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농후하다는 역설에 빠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장도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을 전개하겠다' 며 반정부 전선으로 돌아섰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이를 밀어붙인다면 자영업자, 소상공인들 뿐만 아니라 청년실업자 아르바이트생까지 실업의 낭떠러지로 낙하하게 될 운명이다. 현재 청년 실업률은 18년 만에 최악이라고 한다. 하위 근로자 소득은 줄어들어 소득분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노동 약자를 위한다는 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어디로 갔는가? 작년보다 자영업자의 카드사매출 통계는 평균 12.3%나 감소했다고 한다.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단순한 억지 부리기라고 하기엔 현장의 절규와 한탄은 자못 크다. 필자가 점심때 식당을 가면 업자들의 한탄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느낀다. 서민경제가 흔들리면 큰 문제라고 본다. 이 문제는 어디서 비롯됐는지 살펴보고 싶다. 첫째, 현장과 펜대구르는 관료들의 정책 만들기의 괴리감이 너무 크다. 정책은 국민들이 편안하게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역류하고 반감을 가진다면 정책은 하루빨리 폐기해야한다. 대통령공약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관료들은 눈치 보기에 바쁘다. 누구를 위한 관료인가. 국민들의 외침을 외면한 정책은 아무 쓸모없는 종잇조각에 불과하다.

둘째, 소상공인들이나 자영업자자들을 위한 정책이 그동안 과연 있었나 묻고 싶다. 얼마만큼 이들을 위한 정책을 집행했나. 높은 카드수수료율로 인해 카드사만 배부르게 하고 소상공인들을 착취하는 이런 구조는 언제까지 팽개치고 있을 것인가? 또한 높은 가맹비율로 인해 재벌들만 돈 버는 구조다. 번만큼 분배하지도 않는 일부 대기업의 욕심과 횡포를 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왜 공정도를 휘두르지 않는 것인가? 대기업의 탐욕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셋째, 대통령의 공약의 타당성을 묻고 싶다. 대통령께서는 스스로 내건 공약으로 인해 하루속히 시행하려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공약은 국민 약속이고 계약이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를 조금 더 듣고 공약의 선택과 집중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이 내수를 살리고 일자리 증가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의 선순환효과를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은 정반대다. 최저임금인상이 학생들, 청년들 일자리를 빼앗고 소득 분배도 못하고 있는 판이다. 경제 부총리도 '최저임금 인상이 하반기 경제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주휴(週休) 수당까지 포함하면 9045원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은8051원이고, 일본도 8497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현장을 피부로 체감을 할 수 있도록 관료들의 인식전환과 태도가 필요하다. 먼저 전국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요구와 외침이 무엇인지 조사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정책 만들기에 몰입해야 한다. 둘째, 카드수수료율이나 대기업가맹비인하, 적정임대료 보장 등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셋째, 노동개혁이나 구조조정정책을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한다. 고용을 위한 노동개혁, 소상공인인이 상생할 수 있는 노동개혁이 돼야 한다. 저소득층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자영업의 경기활력에 별무소득이 없는 냉동정책으론 경제위기만 가져온다. 넷째,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을 교체해야 한다. 이들은 고용부가 추천하여 선임됐다고 하는데 중립적이고 투명하게 일을 하고 있는지 현장을 실사하고 고통을 분담할 의지가 과연있었는지 의문이다. 부작용이 무엇인지 시행 후의 영향도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공익위원들은 지난주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 방안 표결 때도 노(勞) 측에 가담해 부결시켰다”고 한다. 민주주의가 무엇인가 토론하고 타협하고 합의하여 결정하는 것인데 어느 한 편에만 손을 든다면 이게 무슨 공공이익의 위원인가. 고용노동부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하루속히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을 외면하지 말고 이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여 실천해야 알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