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관피아의 상징이던 청주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가 최종 무산됐다.

지난 13~20일 신임 이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한 공단은 서류 접수 마지막 날인 20일 겨우 1명만 지원함에 따라 재 공모 절차를 밟게 됐다.

'꽃 보직'이던 공단 이사장 자리가 이렇게 인기가 시들해진 대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고객만족도 조작을 통해 성과급 9억여 원을 부정 수령한 의혹을 비롯 1년간 야간당직 수당 미지급, 한범덕 시장 혼외자설 유포, 가짜 비아그라 판매, 불투명한 직원 채용, 각종 갑질 파문 등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비리 백화점이기 때문이다.

2001년 1월 이후 지금까지 8명이 이 공단 이사장을 거쳐 갔고 1대와 3대 이사장을 제외하곤 모두 청주시 퇴직 국장 출신이었다.

시민단체가 반대를 하곤 있지만 늘 그렇듯 이번에도 4급 이상 퇴직 공무원을 선임하면 된다.

그러나 4급 이상 간부 공무원의 연령대가 다소 젊어 지원할 만한 인사가 마땅치 않은 것도 한 이유를 차지하지만 혹 마음이 있다 해도 비리 백화점에 시민단체의 눈총까지 받아가며 굳이 가야 할 이유가 궁색하다.

또 한범덕 시장의 선거캠프 관계자가 재 공모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국가·지자체 설립 공사·공단에서 임원으로 5년 이상 근무했거나 공무원 4급 이상 경력 소지자, 경영·행정·사회복지 등 관련 분야에서 5년 이상 근무한 박사 학위 소지자란 까다로운 응모 조건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명예퇴직을 통해 자리를 옮길 고위 공무원도 없고 자격 요건도 요건이지만 선거캠프 관계자를 임명하기엔 강력한 개혁을 이끌 외부 인사 임명을 요구하고 있는 시민단체로부터 공격을 받을 것 같고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시 산하 기관장들이 개인비리 등 여러 이유로 알아서 중도 사퇴하면서 자연스레 인사 폭이 커졌지만 오히려 인물난이 한 시장을 괴롭히고 있는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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