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휴가철만 되면 버림받는 반려동물들이 급증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버려지는 동물의 수는 크게 늘었다.

실시간 유기동물 통계 사이트 '포인핸드'에 따르면 이달 3∼10일 전국 각지의 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은 3336마리로 나타났다. 지난달 13∼23일 1669마리에서 20일 만에 2배로 뛰었다.

반려동물 유기는 매년 휴가철이면 반복돼 왔다. 휴가 기간 애견 호텔 등에 맡기기에는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내다 버리거나 고의로 휴가지에 유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 하다.

지난해 1년 동안 유기동물 10만2593마리가 구조됐다. 이중 여름인 6∼8월에 전체의 32.3%인 3만2384 마리가 발생했다. 월별로 따져 봐도 7월이 1만1260마리로 가장 많았고, 8월이 1만1259마리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거리를 떠돌다가 로드킬을 당하거나 구조되지 못하는 사례까지 고려하면 버려진 동물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러한 세태는 급기야 최근에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와 관광지 등에 “동물은 쓰다 버리는 물건이 아닌 가족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포스터와 현수막을 등장시켰다.

한 동물보호단체가 증가하는 휴가철 반려동물 유기 행위를 막기 위해 캠페인에 나선 것이다.

이 단체는 현수막에 “동물유기는 불법이며 적발시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문구까지 넣었다.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증가하며 관련 사업도 활성화되고 반려동물 수도 급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실은 우리 사회 반려동물 문화가 아직도 구시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동물 유기 시 처벌규정을 강화해 등 동물 유기가 범죄임을 인식하게 하고, 유기동물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동물과 공존하는 성숙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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