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 중심·공평과세 위해 최선 다할 터

이주연 청주세무서장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청주의 관문인 플라타너스 가로수터널을 지나면서 기대만큼이나 아름답고 잘 정돈된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있던 부산은 넓은 바다와 생동감이 넘쳤던 반면 청주는 산으로 둘러싸여 포근하고 조용한 또 다른 매력의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비록 짧게 돌아보긴 했지만 청주에는 제법 큰 규모의 산업단지 등이 조성돼 있어 성장잠재력 또한 높아 보입니다. 국세청 화두가 납세자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경청과 소통’인 만큼 성실신고자나 영세납세자,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고충에 귀 기울여 진정한 ‘납세자 중심’의 세정을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청주 최연소 30대 세무서장인 이주연(여·38·사진·청주시 흥덕구 죽천로151·☏043-230-9200) 청주세무서장은 서울 대원외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4월 5급 공채(행시49회)로 국세청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국세청 법인납세국 원천세과를 시작으로 동대문세무서 운영지원과장, 역삼세무서 소득세과장, KAIST 금융전문대학원 파견, 국세청 조사국 조사1·2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1과, 중부산세무서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2009년 동대문세무서 운영지원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나이가 29살에 불과했기 때문에 민원인들이 코앞에 있는 저를 보고도 과장을 찾기 일쑤였고 직원들도 20대 여성과장이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 듯 그저 신기하게만 바라봤지요. 그래서 그들에게 직급에 대한 벽을 허물고 자연스럽게 먼저 다가가기로 마음먹은 결과 서로 편하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성실하고 근면하게 생활하면서도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야만 하는 딱한 사정들을 들을 수 있게 됐고 그때부터 이런 분들을 꼭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 서장은 2016년 7월 국세청 개청 이래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팀장에 발탁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대기업 등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를 전담해 일명 ‘저승사자’로 알려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범칙 사건에 대한 조사와 잦은 야근은 물론 조사대상자로부터 심한 욕설과 협박을 받는 일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남성 공무원들이 줄곧 팀장을 맡아왔다.

보통 조사분야에 근무하는 행시 출신 여성 사무관은 본청 조사국에서 조사기획 업무를 담당하거나 지방청 조사국에서 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 서장이 조사분야에 대한 업무역량과 전문성은 물론 여성으로서 섬세하고 따뜻한 리더십까지 갖춘 적임자로 판단,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이켜보면 조사팀장으로 근무할 때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고 보람이었습니다.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새로운 도전에 당당히 맞섰고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신고자는 적극 돕고, 고질적·지능적 탈세에 엄정 대응해 공평과세 구현과 납세자 권익보호 강화에 앞장서겠습니다.”

175cm의 큰 키에 밝고 환한 미소, 서글서글한 모습이 인상적인 이 서장은 언뜻 20대로 착각할 만큼 앳된 얼굴이지만 회사원인 남편과의 사이에 8살과 6살 두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공직에 있는 많은 수의 공무원들이 그렇듯이 서울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아 늘 미안하고 양가 부모님들께 감사한 마음뿐이라는 이 서장은 하루 수차례의 영상통화로 그리움을 대신하고 있으며 취미는 수영과 독서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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