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드루킹특검 표적수사 유감...문대통령 '진보사회 만들려 노력...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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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당사자인 정의당 노회찬(62) 의원이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8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 쪽에 노 의원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아파트는 노 의원의 자택이 아니라 어머니와 남동생 가족이 사는 곳으로, 노 의원은 이들이 사는 집이 있는 동에서 투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아파트 17∼18층 계단에서 노 의원의 상의를 발견했고, 그 안에서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찾아냈다. 유서 내용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 의원이 드루킹 사건과 관련, 신변을 비관해 투신했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노 의원은 드루킹 측근이자 자신과 경기고 동창인 도모(61) 변호사로부터 2016년 3월 불법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받은 의혹을 받는다. 드루킹의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으로부터 2000만원의 강의료를 받은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해 노 의원은 '어떤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특검 수사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의당은 드루킹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노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것과 관련, '여론몰이식으로 진행된 수사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노 원내대표 빈소가 차려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긴급회의를 한 뒤 '드루킹 특검은 애초 특검의 본질적인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표적수사를 했다'면서 최석 대변인을 통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은 또 회의에서 장례식을 정의당장(葬)으로 5일간 치르기로 했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으로 결정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노회찬 의원의 사망 소식에 정말 가슴이 아프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노 의원은 당을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시대에 정치하면서 한국사회를 더욱더 진보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 함께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아주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며 이같이 언급한 뒤 '노 의원의 사망에 깊이 애도하며, 유족과 정의당에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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