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이 모든 경제 정책의 화두이다. 각급 기관마다 일자리 창출 부서를 두고 많은 예산을 쓴다. 요란한 수레바퀴 처럼 시끄럽기만 하지 기업 애로 사항 해결에는 역부족이다. 경제 현장에서의 미스매칭 현상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일자리 창출 자체는 허구나 다를바 없다. 이 분야의 베테랑인 김상철(70) 한국산업연수원 충북직업전문학교 원장의 견해를 들어봤다.

김 원장은 46년째 직업 교육현장에서 실업자 교육과 기업 인력 수급 업무에 이골이 난 전문가이다.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1986 ~1996년 현대차 정비 직업훈련원장을 지냈다. 1997~2012년엔 한양직업전문학교장, 대명직업전문학교장을 역임하는 동안 (사)전국직업전문학교협회장을 맡아 활성화시키는데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다. 통일부 하나원 새터민 교육, 정부 국회 정책 제도 자문및 전문위원,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문위원, 교육부 평생교육 전문위원, 국회 환노위 전문 자문위원, 한국 청소년 위원회 지도 전문위원등 다양하다.

2015년 한국산업연수원장으로 스카웃되면서 충북과 인연이 됐다.

김 원장은 인력자원개발위원회가 활동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이 뒷받침되고 인력도 증원돼야 한다고 했다.

인자위를 중심으로 중앙 정부 인력양성 과정에 눈을 떠야 한다. 국회나 중앙부처에서 예산을 따올 만큼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같이 내려보내는 일자리 예산에 기대기보다는 대안을 갖고 가서 설득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장 목소리에 분명한 해법이 있으나 그걸 알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수요와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정확한 조사 자료가 필요하다면서 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해야 하고 기술습득과 함께 기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주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커리큘럼'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재교육 과정을 통해 구직자나 기업체간의 미스매칭이 줄어 들고 고용 유지율이 높아질수 있다고 김 원장은 말했다.

김 원장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책임감이 결여돼 있다. 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 하겠지 하는 생각과 꼭 해야겠다는 사명감 보다 퇴사하면 그만이지 라는 나태함에 머물러 있다'며 '쉬운 일만 하려 하고 어려운 일은 회피하고 연봉이 높은 것보다 낮더라도 여가 생활(워라벨)을 즐기려 하는 게 요즘 세태'라고 한다.

그는 '고교를 졸업하고 취업하기 보다는 대학 진학을 원한다'면서 '설령 특성화고 출신자들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인문계고 졸업생처럼 적성에 맞는 직업 교육을 시켜 취업현장에 적응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 기업은 기업대로 특성화고 출신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군 입대 문제가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근무 환경이 열악한 진천·음성·제천지역 근무를 기피하게 되고 기업체 인력난은 해소될 기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충북 인력자원은 대학을 졸업하면 서울과 가까운 관계로 수도권 진출을 노리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한다. 충북의 중·북부권에 미스매칭이 심한 요인을 분석해 보면 △지역적 영향 △근무환경 △수도권 진출 △청년층의 눈 높이가 높기 때문이라며 이를 해결하려는 관계 기관의 유기적 협조 체계수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같은 현실이 무시되는게 안타깝다'며 '일자리 창출이 신사업 발굴에만 온통 치우쳐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 채용할 기업과 직업훈련 기관간의 협약을 통해 직업 교육후 약정된 기업에 채용되는 제도를 당국이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직업훈련기관과 기업이 면밀한 관계를 가지고 상생하는 시스템 즉, 기업 맞춤형 인력 양성제 도입도 절실하다.

이와 관련해 김 원장은 한예를 들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이 취업했으나 현장 부적응으로 수개월만에 퇴사를 했다. 그런 뒤 직업연수원 전자과에 입학해 전자회로 설계와 전자 CAD등을 실습하고 수료했다. 실습 위주로 교육하는 연수원 과정을 거쳐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 정직원으로 채용돼 지금은 아주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재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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