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숲의, 숲에 의한, 숲을 위한 삶 살아온 산림전문가

 “숲의 깊고 진한 향기와 아름다움에 이끌려 산림을 연구한 지 어느덧 40년이 흘렀고 우리나라에 이어 세계의 산림을 책임지는 수장자리에 올라 개인적으론 영광이지만 그에 따른 책임감 또한 큰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50년간 녹화사업을 추진한 결과 OECD 국가 중 4번째로 넓은 산림을 보유한 대표적인 산림복원 성공국가인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세계 산림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습니다.”

지난 16~2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4차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산림위원회(COFO)에서 25차 의장 수락연설을 한 신원섭(60·사진·충북대 산림학과 교수·☏043-261-2536) 산림위원회 의장. 그는 충북진천 출신으로 1985년 충북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뉴 브런즈윅대와 토론토대 대학원에서 각각 임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엔기구 가운데 가장 크고 회원국이 많은 FAO 산림위원회는 세계 산림과 관련된 문제를 검토하고 유엔 차원의 산림분야 중장기 프로그램 마련과 권고 사항을 합의하는 곳이다.

FAO 산림위원회 의장은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유럽,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근동, 북아메리카 등 6개 지역별로 순환 선출하게 되며 역대 의장들은 대통령이나 농림부, 환경부, 농업부, 산림부 장·차관 등 전·현직 고위급 관료 출신들이다.

신 의장은 15차 세계산림총회와 28차 아태지역산림위원회 유치국으로서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지난 5월 13차 유엔산림포럼과 14차 APFC 집행위원회에서 FAO 본부 및 아태지역사무소 관계자로부터 차기 COFO 의장직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충북대 농과대학 산림학과 교수로 임용된 신 의장은 미국 University of Idaho, 필란드 Forest Research Institute, 캐나다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방문교수와 한국산림휴양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산림휴양학회장, 산림청장 등을 역임했다.

또 한국임학회 저술상(1999년), Cambridge Bio Centre 등재(1999년), 2년 연속 Marquis Who’s Who in the·1998) World 등재(1999~2000년), 한국산림휴양학회 학술상(2003년), 한국산림휴양학회 저술상(2007년), 한국임학회 학술상(2008년), 19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2009년) 등을 수상했다.

신 의장은 산림청장 재직시절 국민에게 산림을 기반으로 하는 산림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지구, 전문업의 지정을 규정한 세계 초유의 산림복지 진흥에 관한 법률을 재정했다. 또 다양하고 체계적인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1처·4원·23개팀 150명 규모의 산림복지진흥원과 수목유전자원의 보전·자원화를 위해 기후 및 식생대별로 조성한 국립수목원을 운영·관리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한국수목원관리원을 설치했다.

이밖에도 재배·생산 등 1차산업에서 산업유통, 관광, 교육, 체험 등 6차산업까지 연계하는 신성장 동력산업인 ‘정원제도’를 비롯해 전문화된 수목진료시스템 구축을 위한 ‘나무의사’제도 등을 도입해 다양한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섰다.

“이제 산림은 환경자원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과 연계되는 산림복지를 추구해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경제·복지자원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미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는 다양한 산업으로 발전시켜 삶의 질을 높이면서도 불법적인 산림 훼손을 예방해 산림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평생을 숲과 함께하고 있지만 아직도 바다보다 산이 좋아 이번 여름휴가 역시 산으로 간다는 신 의장의 취미는 트레킹과 사진이며 가족으로 부인 하미정(56)씨와의 사이에 1남1녀가 있다.

저서로는 ‘숲과 종교’(수문출판사·1995), ‘야외휴양관리’(따님출판사·1998), ‘숲의 사회학’(따님출판사·2003), ‘치유의 숲’(지성사·2005), ‘숲으로 떠나는 건강여행’(지성사·2007) 등이 있다.

글·사진/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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