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덕 충북도 지역공동체과 주무관

한광덕 충북도 지역공동체과 주무관

다양성으로 인해 공동체의 개념정의는 학자마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드러낸다. 1955년 사회학자 George Hillery, Jr.가 공동체의 가장 핵심적인 요건으로 영토성(territorial area),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 서로 공유하는 끈(common ties)등 3가지로 요약정리 했다.

그럼 위 3가지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도내 공동체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문뜩 나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공동체는 바로 보은에 소재하는 선애마을이다. 2013년 9월경 지구힐링콘서트 행사를 보려고 가족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는데 주변생활 환경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머릿속에 깊이 새겨진 것 같다.

만약 힐러리(Hillery)의 공동체 요건에 선애마을의 상황을 대입해 보면 공동체로서의 역량이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공동체 요건과 선애마을의 연혁 및 주요사업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

첫번째 요건인 영토성(지역성)은 경제‧문화‧생활기반 등을 공유하는 공간‧사회적 범위를 말한다. 2011년에 귀농‧귀촌한 30여세대로 구성된 마을로 산수가 수려하고 보청천이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지역으로서 보은 마로면 기대리 일대 2만 여평에 기존 마을과 조금 떨어져 조성된 공동체이다.

이 공동체에서는 외부 문화예술인 초청 지구힐링콘서트 개최와 다양한 문화행사 운영,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강의, 워크숍 등을 통해 시골에서는 어려운 문화생활을 누리고 있다.

교육도 선애학교(대안)를 운영하면서 해결하고 있다. 처음에는 주민 자녀를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외부인이 더 많이 배우고 있다. 교육 내용도 일반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인성, 삶을 개척하는 법, 가치관, 영화, 연극 등 다양하다.

또한 전문 의료시설은 없지만 뜸, 마사지 등의 자가 치유 요법 활용 및 마을 내 약사의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있으며, 농한기에는 인근마을 어르신과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마사지 등의 의료봉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두번째 요건은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공동체 구성원간의 소통을 통한 사회적인 관계망을 형성하는 일이다. 월1~2회 다양한 주제의 독서, 오카리나 연주, 풍물, 전래놀이연구회, 명리공부방 등을 운영하면서 주민 간 인적 네트워킹을 형성해 가고 있다.

세번째 요건은 공유하는 끈으로 유대감‧소속감을 들 수 있다. 마을주민 간 공동 식사를 하면서 생각을 나누고 마을 대소사를 식탁위에서 해결한다. 또한 공동울력(매주 1회)과 마을 현안을 결정하는 공동체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는 인디언식 원탁회의(발언권을 가진 자만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경청)와 화백회의(만장일치)를 통해 안건을 해결한다.

이외에도 자립기반을 위해 생태감수성 키우기 캠프 등 7종류의 캠프체험프로그램과 컨디션트레이닝 등 8종류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선애마을은 환경, 에너지, 인간성 회복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이론이 아닌 실천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와 합리적 의사결정, 자립기반 조성 등 가장 모범적인 지역공동체의 전형이다.

앞으로 도가 선애마을과 같은 우수공동체를 적극 발굴‧육성하고 도내 전역으로 전파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지름길중 하나가 아닐 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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