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택 논설위원 / 중원대 교수

김 택 논설위원 / 중원대 교수

 최근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을 발표했다. 먼저 지상군을 11만8000명을 줄이고 병사들의 복무 기간을 2~3개월 줄임으로써 사단병력을 39개에서 33개로 축소한다고 한다. 이 개혁대로 한다면 22년 61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줄어든다. 북한은 상비 병력만 130만 명에 달한다. 예비 병력도 7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또한 최근 핵무기성공으로 그 위험은 더욱 높아가고 있다. 북한군은 10년이나 복무한다고 한다. 우리는 18개월만 근무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북한담당전선이 40여㎞로 2배 정도 늘어나 병사들의 담당숙련도도 떨어진다고 한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드론이나 무인정찰기 등으로 보완한다고 한다. 군대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 전쟁억지이고 도발에 단호한 격퇴이다. 우리는 수도 서울 바로 앞에 북한군이 존재한다. 언제라도 호시탐탐 심장을 노리고 있다. 핵버튼 2번만 눌러도 200만 명 이상 때죽음을 당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이 말하는 불바다론이 장난이 아니다. 실재 개연성이 매우 높다. 김정은은 자기책상에 핵버튼이 있다고 이미 공언했다. 그가 장난으로 버튼하나만 누르고 중국으로 도망간다고 하자. 수도서울은 어떻게 되겠는가? 중국최고의 병법서 손자병법이 있다.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손무가 쓴 책이다. 나폴레옹도 즐겨 읽었다고 한다. 여기에 다음과 같은 말들이 있다. “군대는 망하는 곳까지 투입해서야 비로소 군대를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것이고, 죽음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데까지 이르러서야 비로소 살아남는 방법이 생긴다”고 한다. 군대는 살려고 하면 죽는 것이고 죽고자 해야 사는 것이다. 그런 정신을 가지고 행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 또한 손자는 “군(軍)이란 잘 다스려져 있을 때 사소한 방심에서 난(亂)이 생기고 용맹을 뽐내고 있으면 비겁한 자가 나타나게 되고 우리 군대가 강하다고 자부하고 있을 때 약함이 나타나게 된다. 방심, 태만, 안심은 모두 재앙의 근본이 된다”고 역설했다. 우리가 태만하고 방심한다면 북한은 언제라도 우리나라를 먹을 것이다. 한반도의 적화가 그들의 영원한 통일전략이다. 우리가 북한군보다 우월하다면 우리는 전쟁보다 평화를 향유할 것이고 군대에 유지하는데 쓰는 비용을 사회복지비용에 전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군에 비해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한미군사훈련을 중단시키고 있다. 언제까지 혈맹인가. 자국의 이익 앞에 혈맹도 내던지는 것이 국제관계다. 손자는 군사란 승리가 보이면, 강해지지만 패기를 보면 약해진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은 북한의 승리를 위해 북한인민들의 굶주림과 아사에도 핵을 만들고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들이 사는 길은 군사력밖에 없다고 느낀 것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를 능가하는 기업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이미 간파한 것이다. 손자는 “싸울 수 있는 경우와 싸워서는 안 될 경우를 아는 자는 승리한다”고 했다. “많은 병력과 적은 병력의 사용 방법을 아는 자는 승리하고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마음이 같으면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조심스럽게 경계함으로써 경계하지 않는 적을 기다리는 자는 승리하고 장수는 유능하고 군주가 견제하지 않는 자는 승리한다”고 손자는 주장했다. 우리는 어떤가? 국방장관은 일개 기무부대 대령한데 하극상을 당하고 거짓말논쟁을 벌이고 있다. 또 기무부대는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도청했다니 통솔과 명령이 전혀 없고 국민들은 이런 병정놀이에 조롱하고 비난하고 있다. 손자는 “장수는 엄하면서 부하를 사랑하여야 한다고 한다. 또한 장수되는 사람은 병졸을 마치 젖먹이 아이를 대하는 어버이 같아야 하고 그럼으로써 그 병졸은 장수와 함께 위험한 깊은 계곡에 뛰어들 각오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병졸을 보는 장수의 눈은 마치 사랑하는 아이를 대하는 어버이 같아야 하고 이럴 때 병졸은 장수와 함께 죽을 결심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군 주요지휘관들을 소집한 자리에서“스스로 책임지는 국방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질적으로 강한 군대를 건설해야 한다”, “스마트 국방, 디지털 강군으로 거듭나야 한다”고도 했다.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비핵화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그 끝이 어딜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안보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고 신축성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군을 개혁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통령 자신도 북한의 북확실성을 언급한 점에 주목한다. 손자는 싸움을 잘하는 사람은 먼저 이길 수 있는 준비를 다해 놓은 다음에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린다고 했다. 그는 백전백승(百戰百勝)이 좋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고 손자는 말했다. 결국 적을 패배시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강한 군대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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