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한여름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다.

111년 만의 기록적인 더위에 농작물 피해가 커지면서 채소와 과일 가격이 치솟아 생활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가계수입은 늘지 않는데 기초 생필품부터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가격이 오르지 않는 품목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도 장보기를 겁낸다.

지난 3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가 공개한 주요 농산물 일일도매 가격을 살펴보면 양배추·무·감자 등의 가격은 평년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양배추는 한 달 전 보다 4배 정도 올랐다.

무와 감자도 평년대비 107.1%, 78.6% 등락률을 보였다. 무는 지난해 초에 비해 2배 이상 급등했다.

시금치와 수박도 지난달 초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증가했다. 소고기는 9.1%, 닭고기는 20.2% 올랐다.

여름철 행락객이 많아 수요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폭염에 닭과 돼지 등 가축들이 연달아 폐사한 영향이 크다고 한다. 양식장 어패류 폐사로 일부 수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폭염과 가뭄으로 농산물 작황이 줄어들면 그 여파가 한 달 이상 가는 게 보통이다.

특히 폭염이 조금만 더 길어지면 다음 달 추석 물가도 요동을 칠 것으로 우려된다.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2차 피해를 보고 이는 다시 음식가격 인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는 최근 원유기본가격조성협상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난 1일자로 수매가격을 ℓ당 지난해 922원에서 4원 오른 926원으로 결정했다.

수매가격은 낙농진흥회가 각 농가로부터 사들이는 가격으로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각종 우유제품의 ‘원가 기준’ 역할을 하는 데 이 가격이 오르게 되면 소비자가 사 먹는 원제품 우유 가격도 자연스레 올라가게 된다.

우유업계는 흰우유 가격을 ℓ당 50~70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유를 기본으로 하는 제품가격도 들썩일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급등 여파로 이미 외식물가와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뛰었다. “도대체 오르지 않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물가 스트레스가 커져만 간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폭등에 신음하는 서민 가계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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