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학교가 여름방학을 한지도 벌써 3주째다. 그런데 벌써부터 일부 엄마들은 “빨리 개학을 해야지 애들등살에 못살겠네!”, “애가 청소년캠프에 가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네!”하며 자녀가 하루종일 함께하니 힘들어 한다. 자식을 사랑 안하는 부모가 어디있을까마는 막상 품에서 계속 보채고 무언가 요구만 하니 힘들다는 얘기다. 평소에는 등교만 시키면 학교수업 끝나고 방과후교육활동에, 학원에 다녀 오면 저녘에나 귀가하지않는가. 그동안 오전 중에 집안일 하고 오후에는 개인취미활동, 친구나 이웃과 수다도 떠는데 방학이 되니 아이들 때문에 이런 일들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방학이 자녀들 가정예절교육의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정은 사람의 기본적인 지적·정의적·도덕적 성향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형성시키는 교육의 장(場)인 것이다. 모든 아이들은 가정에서 태어나서, 가정에서 자라며, 성장한 후에 성인이 되어서도 새로운 가정을 이루어 다음 세대의 가정교육을 하게 된다.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외면하고 의도적으로 이루어지는 학교교육만을 중요시한다면 자녀가 올바르게 자랄 수 없을 것이다. 가정교육이 학교교육과 다른 점은 교육이 비의도적으로 이루어지는 점 이외에 지식의 학습보다는 도덕성 함양에 많은 관심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가정은 가족 구성원들이 애정으로 강하게 결합되어 있고, 아이들을 훈련시키기보다는 가족간 사랑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건전한 도덕성 함양에 자연스러운 밑바탕이 된다. 따라서 가정교육이 학교나 사회의 가치체계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는데, 가정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족구성원간의 평등한 관계, 인격적인 상호이해, 자유와 협동의식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가정의 존재방식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가정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학교에서의 교육 성취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가정교육 덕목중에서 먼저 예의를 가르쳐야 한다. 예의란 무엇인가? 예의란 “사양하는 마음이 예의의 실마리”라고 할 수 있다. 사양하는 마음의 본질이 겸손에 있다면 겸손은 곧 모든 예의와 예절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예의는 상냥하고 훌륭한 매너 즉 몸가짐을 갖는다는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고상하게 행동하며 그럼으로써 자신을 위시하여 다른 사람들의 품위, 품격, 격조를 드높이게 된다. 가족이나 친구나 친척간에는 비교적 예의를 갖추기 쉬우나 잘 알지 못하는 낯선 사람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일은 쉽지가 않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타인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일은 더욱 소중한 것이다. “실례합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등은 단지 빈말에 지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말들은 크게 힘들지 않고 사람들이 사람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예의바른 표현이다. 이같은 말들이 입에 붙은 서양 사람들에 비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교어에 인색한 점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예의를 갖추면 상대방이 사람으로서 인정받고 인간 대접을 받는다는 생각을 갖게 되며 아무도 이용당하거나 푸대접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럼으로써 예의를 지키는 상호간에 인간적 친밀감과 유대를 강화하게 된다. 예의를 갖추지 않을 경우 상대방은 인정받지 못하고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했다고 느끼며 자존심을 상하게 된다. 인간은 매우 민감한 존재이다. 매사가 미묘하고 상처받기 쉬우며 감정은 그 중에서도 가장 상처받기 쉬운 부분이다. 사람이 타인들을 예의바르게 대하면 감정이 보호되고 상처도 받지 않는다. 젊잖고 부드러운 사람이 많아지면 젊잖고 부드러운 세상으로 변할것이다. 예의를 익히는 방법은 행동이나 언어를 통해 표현된다. 따라서 예의바른 행동이나 언어를 익히는 것이 바로 예의를 익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예의바른 행동이나 언어는 하루아침에 익힐 수 없으며 오랜 반복을 통해 습관화, 생활화되어야 한다. 이런 뜻에서 예절을 익히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기 대문에 가정교육에 있어 가장 증요한 것은 바로 예절교육이라 할 수 있다. 예의바른 말을 익히려면 하루종일 그 말을 반복해서 사용해야 한다. 타인에게 불편을 끼쳤을 때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그들이 주목하여 양해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예절은 우리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여 그들에게 편하도록 행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절교육을 가정교육을 통해 부모가 먼저 솔선하고 시범을 보이며 지도해야 한다. 자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이 방학이 바로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