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논란' 고혈압약 59개 추가 판매중지…18만명이 복용

지난 6일 오전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김나경 의약품심사부장이 발암 우려 물질(발사르탄) 함유 고혈압 치료제 관련 중간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동양일보 김홍균 기자) 고혈압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산 고혈압치료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된 데 이어 발암 가능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들어간 고혈압약 59개가 추가로 판매 중지됐다.

이들 제품을 처방받은 환자는 약 18만명으로, 진료를 받았던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 약을 교환해야 한다.

특히 발사르탄이 함유된 고혈압약 86개 품목 중 아직 45개 품목은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해당 제품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NDMA 함유 문제로 판매가 중단된 고혈압 치료제는 지난달 9일 중지 조치가 이뤄진 115개를 포함해 174개 제품으로 늘어났다.

115개 의약품은 NDMA가 함유된 중국산 고혈압 치료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을 사용한 것이고, 59개는 국내사 대봉엘에스가 중국산 원료로 만든 '발사르탄'을 쓴 제품이다.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 치료제에서 또다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돼 판매중단되면서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에 판매중단된 문제의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 환자만 18만1286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만5296여명은 한 달 전 문제가 돼 이미 한 차례 재처방을 받은 환자인 것으로 드러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복용 중이던 고혈압 약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됐다는 얘기를 듣고 약을 바꿨다는 김 모(62)씨는 “약만 바꾸면 문제가 없다고 해서 바꿨는데 또다시 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한 달도 안 돼 재처방을 받은 약에서 또다시 같은 물질이 나왔다는데 약을 중단할 수도 없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이번에 판매 중지된 59개 고혈압은 국내 대봉엘에스가 중국산 원료로 만든 '발사르탄'을 쓴 제품이다. 대봉엘에스는 NDMA가 함유된 원료를 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봉엘에스는 중국 주하이 룬두사의 원료를 수입·정제해 발사르탄 성분의 원료의약품을 제조해왔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5년부터 3년간 국내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발사르탄의 비중은 약 3.5%다.

이번에 잠정판매 중단된 의약품 가운데 연간 매출액이 가장 높은 의약품은 대원제약 '엑스콤비'로 지난해 원외처방액 95억원을 기록했다.

또 엘지화학에 위탁제조해 화이자가 판매하고 있는 '노바스크브이'도 처방액이 76억원에 달한다. 이어 휴텍스제약의 '엑스포테' 77억원, JW중외제약 '발사포스' 64억원 등이다.

식약처는 발사르탄에 함유된 NDMA가 환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식약처는 최고용량(320㎎) 발사르탄 제품으로 3년간 복용한 경우, 자연 발생적인 발암 가능성에 더해 1만1800명 중 1명이 더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식약처는 의사와의 상담 없이 해당 의약품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건강상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재처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청의약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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