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백기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새로운 공공이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공공이란 공공이익을 목표를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이나 그러한 활동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가리킨다.또한 그 활동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나 조직을 가리키기도 한다. 자원봉사활동이나 비영리민간단체 활동,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해 지고 있다. 그들은 지역사회에서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재구축한다. 시장경제와 행정을 지원하며, 활동에 참가하는 것이 그들의 활동방식이다. 시민 스스로 공공을 위해 함께 일하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새로운 공공의 모습이다.

새로운 공공의 도시시대는 사람을 이어 도시를 살리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출간된 새로운 공공의 도시시대라는 책에서의 선언이다. 전후 일본사회를 진단하고 안정감있는 사회 구축을 위해 새로운 공공의 육성이 그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새로운 공공의 활동영역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행정기능을 대체하는 활동이다. 주민들 손으로 공원이나 하천을 유지 관리하는 일, 주민이나 지역의 기업이 스스로 마을만들기 활동을 하는 것 등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은퇴한 토목기술자 들이 교량의 노후화를 검사하는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공공영역을 보완하는 활동도 있다. 역사적인 마을의 복원, 로컬푸드의 촉진, 환경과 경관의 보전, 지역축제의 개최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기업적인 방법을 통해서 민간영역에서 공공성을 발휘하는 경우도 확산되고 있다. 도시에서 행정에 의한 보육시스템이 미비한 점에 주목하여 육아 지원 사업에 뛰어드는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을 새로운 민간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역으로 새로운 공공의 유형이기도 하다.

또한 새로운 공공의 활성화는 공공과 민간을 중개하고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공공의 활동에 대해 노하우나 인력을 지원하거나,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기능이다. 개인 창업을 통해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경우 생산관리나 마케팅, 자금조달, 회계 관리 등을 도와주는 활동이 중요하다. 최근 도시재생 지원센터나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등이 요구받는 것도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공공의 등장과 맥을 같이 한다. 지역단체가 서로 협력하거나 광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 때에도 연결고리 역할도 새로운 공공의 역할이다. 관과 민, 다양한 민간주체사이에서 협력을 구축하는 기능은 새로운 공공의 촉매기능이기도 하다.

한편 커뮤니티의 고려한 사회통합적 지원정책으로서 도시정책의 역할이 증대하고 있는 상황은 도시에서 물리적 환경개선 이외에 사회정책 및 교육과 문화사업의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커뮤니티 재생의 주체로서 시민참여적인 도시재생 파트너쉽의 활성화는 새로운 공공의 배경이자 역할이기도 하다. 도시와 지역의 파트너쉽과의 협력적 거버넌스 체계는 새로운 공공의 토양이 된다.

또한 도시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도 민관 파트너쉽과 함께 새로운 공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도시공간의 관리, 자연환경의 보전과 수변재생, 지역의 안전 활동, 공동체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활력의 활용, 지역내 다양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파트너십의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의 파트너쉽 성공의 핵심요소로 공공부문의 법제화된 민간참여 장려정책이라는 점은 알려져 있다. 중간협력단체의 네트워크는 기업의 기부를 유도하고 보조금 프로그램의 개발을 돕는다. 비영리단체들이 주택을 공급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자선단체들은 중간협력단계 형성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하며 정책개선과 간접적 지원을 담당한다.

일본에서는 새로운 공공의 육성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되고 국가 간에도 교류가 활발한 상황에서 유연하면서도 강한 국가를 만드는 핵심적 정책이 되고 있다. 국토계획의 이념으로 교류와 협력을 창출하는 역동성이 강조되어 왔다. 국토정책이 사람들의 교류와 협력이 가치를 창출하는 원천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공공이 부각된 것이다. 결국 새로운 공공의 역할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상호 교류 및 협력, 지역과 지역, 지역과 외국의 교류와 협력에 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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