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취수구 주변 조류차단막 설치 등 식수원 관리 강화

대청호 상류지역인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일대에서 빙어 등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 채 떠올랐다. 미처 수거되지 않은 죽은 물고기가 호수 가장자리로 밀려나와 썩어가고 있다. 옥천 이종억 기자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폭염이 계속되면서 대청호 상류지역에 빙어 등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채 떠올라 이 일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미처 수거하지 못한 폐사 물고기 상당수가 물속에 가라앉아 썩으면서 대청호 녹조를 심화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9일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주민들에 따르면 1주일 전부터 장계리 쪽에서 죽은 물고기가 떠내려 오기 시작해 7일 저녁과 8일 아침에는 석호리 일대에서 빙어와 피라미 등이 무더기로 죽은 채 떠올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가 선박을 이용해 죽은 물고기를 건져올리는 등 수거에 나섰으나 상당수는 물속에 가라앉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가라앉은 물고기가 썩으면서 심한 악취와 함께 녹조를 더 만들어 낼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물가로 밀려나온 일부 죽은 물고기가 썩어가면서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청풍정 바로 앞 물위에는 죽어가는 대형 물고기도 한두 마리 눈에 띄었다.

석호리 손학수(69) 씨는 “장계리부터 석호리 쪽 상류지역 빙어는 이번 폭염에 거의 다 폐사하다시피 했다”며 “7~8일 사이에 이 지역에서 죽은 물고기가 가장 많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손 씨는 “해마다 수온이 올라가면 냉수성어종인 빙어가 집단 폐사하고 있다”며 “2~3일 안에 하류지역인 방아실 쪽에도 물고기가 많이 죽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죽은 물고기가 가장 많이 떠오를 당시 이 지역 지표 온도는 35도였으나 대청호 가장자리 수온은 37도를 나타내 폭염이 물고기 집단폐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손 씨는 “올해가 111년 만에 가장 더웠다고 하는데 대청호에서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 것도 올해가 가장 많은 것 같다”며 “어족자원이 고갈되는 것보다도 녹조심화가 더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충북도내수면연구소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대청호 상류지역에 대한 수질검사와 빙어에 대한 질병검사를 통해 물고기 집단폐사원인을 밝혀내기로 했다.

옥천군도 지역주민들을 통해 모니터활동을 강화하면서 물고기 집단폐사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조류가 확산되면서 충북도가 식수원 관리 강화에 나섰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전날 대청호 문의수역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도는 주변 오염물질과 영양염류 유입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우심지역 쓰레기 수거활동을 추진하고, 방류수 수질관리를 위한 주변 오염 배출원 지도·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취수구 주변 조류차단막을 설치해 추가 확산을 막고, 조류가 수표면에 서식·분포하는 점을 고려해 심층수에 취수구를 설치해 공급한다.

정수처리 공정에서도 염소처리·활성탄투입, 오존처리 등 정수처리를 대폭 강화해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대청호 문의수역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지만 수돗물은 안전한 상태”라며 “실시간 수질모니터링을 통해 녹조상황을 지속 관찰하는 등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지영수/옥천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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