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서 ‘기하’ 빠지고 과학Ⅱ 4과목 제외
“학습부담 줄여야” vs “기초학력 떨어져”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이달 중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과목을 결정할 계획인데 수학·과학의 범위가 기존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임에 따라 과학기술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수능 과목구조를 개편하는 등 2022학년도 입시부터 적용할 새 대입제도를 이달 발표한다.

문제는 수학에서 ‘기하’ 부분을 빼고, 과학Ⅱ(물리Ⅱ·화학Ⅱ·생물Ⅱ·지구과학Ⅱ)를 수능에서 제외키로 한 점이다.

현 중3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따라 공부한다. 공식적으로는 문·이과의 구분이 없어진다.

교육부는 이런 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려 수능 수학도 계열 구분 없이 ‘통합형 공통과목’과 ‘필수선택과목’ 등 2개 과목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내놨다.

현재는 이공계열에 진학할 경우 주로 ‘수학 가형’, 인문사회계열 희망자는 주로 ‘수학 나형’을 치르는데, 2022학년도부터는 모든 학생이 공통과목과 필수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또는 미적분)을 치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022학년도까지 ‘수학 가형’에 포함되는 기하는 필수선택과목에서 빠지고, 기존 8과목이던 과학탐구영역 선택과목 중 과학Ⅱ 4과목이 빠진다.

이를 두고 과학기술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문사회계·이공계 진학생에게 요구되는 대학 수학 능력에 엄연히 차이가 있는데 출제범위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공계 진학생들의 기초학력과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최근 이공계열 학생 수학시험에 ‘기하’를 포함할 것과 과학Ⅱ의 수능 과목 포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육분야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기하와 과학Ⅱ를 공부하지 않아도 학생들의 경쟁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과, 수능 변별력이나 학생들의 기초학력 문제를 고려하면 이들 과목을 수능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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