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진동하는 음식물 쓰레기퇴비 5000t 매립 예정…125t은 매립

매립지 옆 강 건너편으로 이 마을의 자랑인 후평유원지 소나무숲이 보인다
지난 10일 심한 악취를 풍기며 웅덩이에 불법으로 버려진 120여톤의 음식물쓰레기를 마을주민이 가리키고 있다.

(동양일보 김진식 기자) 청정 괴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화양구곡이 하마터면 악취가 진동하고 뻘건색의 침출수가 흐르는 환경오염에 시달릴 뻔했다.

지난 10일 오전 8시 화양계곡의 상류지역인 괴산군 청천면 고성리, 후평리 주민 20여명은 음식물 쓰레기퇴비를 가득 싣고 농지로 들어가는 25t덤프트럭을 몸으로 막아 세웠다.

후평리의 한 주민은 “이날 새벽 6시쯤 달천을 한 바퀴 도는데 어디서 음식물 썩는 악취가 진동해 강 건너편을 살펴보니 덤프트럭이 밭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달려가 화물칸에서 악취가 진동해 청천면에 신고를 했다며“ 이 음식물쓰레기가 지난해 옆 마을인 금평리에서 악취와 환경오염으로 주민간의 갈등을 유발한 음식물퇴비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만약에 주민들의 이같은 대처가 없었다면 토양 지하수 오염, 수질 오염 등은 물론 청정괴산의 이미지는 비양심적인 농지 주에 의해 한순간에 날아갔을 것이다.

주민들은 청주시 미원면에 사는 농지주 박 모씨가 청주의 한 음식물쓰레기재활용처리업체에게서 돈을 받고 농지에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있기 전인 이날 새벽 농지주 박씨는 괴산군 청천면 고성리 508번지에 포크레인을 동원해 불법으로 길이 13m 폭 4m 깊이 4m의 직사각형 웅덩이를 파고 약 120t(25t 덤프트럭 5대)의 음식물쓰레기퇴비를 매립했다. 박 씨는 이 곳에 25t 덤프트럭 200대 분량 5000t을 매립할 예정이었다. 박 씨의 계획대로 5000t의 쓰레기가 이곳에 매립됐다면 파생되는 환경문제는 불보듯 뻔하다. 매립지가 화양구곡으로 흐르는 달천 강변이라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음식물 퇴비를 받아들여 토질을 향상시켜 나중에 삼밭(인삼)을 하려고 한 것'이라며 '그런데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퇴비인데 주민들이 무력을 사용해 덤프트럭을 막아 세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 동네 박병윤 이장은 “박 씨가 음식물 퇴비를 농사용으로 사용하려고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두 거짓된 억지”라며 “퇴비라면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이 맞는데 오히려 돈을 받고 퇴비를 구입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후평리 소나무 숲 유원지에서 야영장을 운영하는 김연상 씨는 “소나무 숲으로 이뤄진 ‘후평 숲 유원지’는 야영객들이 주말이면 600~800여 명이 찾아 피서를 즐기는 곳”이라며 “정말로 강 건너편에 음식물 쓰레기가 매립되면 악취와 침출수로 유원지가 파괴돼 피서객들이 찾지 않고 마을 전체가 파괴돼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다. 생각만 하면 아찔하다“고 주장했다.

신태혁 청천면장은 “아침 일찍 이 마을 주민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매립 현장을 확인 한 결과 개발행위 허가도 득하지 않은 불법행위로 드러나 농지주를 관계기관에 고발하겠다”며 “마을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발 빠른 대처로 큰 피해를 막아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20여톤이 매립된 곳이 국유지와 사유지의 경계선상에 있어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며'농지주에게는 하천관리법, 농지법, 환경법 등에 위배 되는 사항이 있는 가를 관련부서와 꼼꼼히 따져 위반사실이 밝혀지면 추가 고발 하겠다”고 덧붙였다. 괴산 김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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