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 세종역 백지화·충북선 철도 고속화 건의김진표·송영길 “오송역 사수”…이해찬, 다른 현안만 언급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8.25 전국대의원대회를 보름 앞둔 10일 충북을 찾아 차기 당대표로서 비전을 제시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청주시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충북도당 정기대의원대회와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이날 송영길(55)·김진표(71)·이해찬(66)(기호순) 등 집권여당 당권주자들이 총출동하는 자리인 만큼 충북 숙원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터져 나왔다.

민주당 소속 3선 이시종(70) 충북지사는 ‘KTX세종역 설치 반대’와 ‘충북선 철도 고속화’ 등 현안을 건의했다. 하지만 당권 주자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 지사는 이날 당권주자들에게 전달된 건의문에서 세종역 설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먼저 “충청권 합의에 따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방향에 역행하고, 지난해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에서 사업의 타당성이 없음이 증명됐다는 것을 들었다.

지난해 4월 발표된 세종역 신설 타당성조사 결과 비용대비 편익률(B/C)은 ‘0.59’가 나왔다. 사업 추진이 가능한 ‘1’에 한참 모자라는 수치다.

기존 KTX오송역~공주역 사이에 세종역이 들어설 경우 역간 거리가 22㎞에 불과해 천문학적 건설비를 투자한 고속철도의 저속화가 불가피하고, 세종역 신설이 충청권 갈등·분열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의 뜻도 전달했다.

이 지사는 강호축(강원~충청~호남) 개발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며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지원과 내년도 정부예산 반영을 적극 도와줄 것도 건의했다.

이 같은 건의사항을 받아든 당 대표 후보들은 현장 연설에서 이를 활용해 충북 당심을 공략했다.

김진표 후보는 “KTX오송역을 당초 충청권 광역단체장 간의 합의대로 세종시 관문역으로 지켜내겠다”며 “오송역을 중심으로 국가X축 고속철도망을 완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직접적으로 세종역 신설을 백지화 하겠다는 언급은 없었지만 오송역을 ‘세종시 관문역’으로 유지하겠다고 우회적인 표현을 한 셈이다.

송영길 후보는 “세종역사는 예산 낭비”라며 “오송역을 반드시 지켜내고 강호축 개발과 (국가교통망)X축 발전의 거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가 지역구이고 ‘KTX역 신설’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이해찬 후보의 반응은 다른 후보들과 달랐다.

이해찬 후보는 “강원과 호남, 충북을 잇는 강호축 시대의 동반자가 되겠다”며 “중부고속도로 확장과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지원해서 충북의 숨통을 틔우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중부고속도로 확장과 청주공항 활성화 등 지역 숙원사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장에서 건의된 ‘세종역 신설 백지화’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앞서 청주시의회는 지난 9일 당대표 후보자들에게 KTX오송역과 고속철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충청권 상생발전 무력화는 물론 지역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KTX세종역 재추진’과 관련,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지영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