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청소년에서 기부청소년으로’ 슬로건 내걸고 자전거 기부챌린지

자전거 기부챌린지 출발에 앞서 쉼터 청소년들과 스탭 등 팀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동양일보 윤규상 기자) 충주 ‘친구 청소년 쉼터’는 여러 가지 가정 사정 때문에 부모와 떨어져 사는 위기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지내는 사회복지시설이다.

쉼터는 이들 청소년들에게는 최소 3개월부터 9개월까지 숙식을 제공하며 교육을 통해 가정으로 복귀시키거나, 고등학생에게는 사회진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쉼터 거주 청소년들은 또래들과는 달리 남을 돕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런 이유로 이들 청소년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뭔가 뜻있는 일을 펼치기로 뜻을 모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전거 기부챌린지를 진행키로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위기청소년에서 기부청소년으로’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충주에서 부산까지 400km 거리를 자전거로 달리고, 완주 시 사전 협의된 기부자들로부터 약정한 후원금을 받아 노숙자쉼터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지난해 쉼터 청소년 5명이 포항~강릉 간 300km 거리를 완주해 60여 명의 후원자들이 낸 성금 310만 원을 충주관내 공립특수학교와 노숙자 무료급식소에 전달한 일도 기부챌린지 원동력으로 삼았다.

쉼터 청소년 7명을 주축으로 자전거 기부챌린지 팀을 꾸린 이들은 지난달 30일 새벽 충주를 출발해 매일 폭염으로 데워진 100km 도로를 달리며 4박 5일간 힘든 여정을 이어갔다.

마침내 지난 3일 마지막 종착지인 낙동강 하구 둑에 도착한 이들은 함께 자전거 여정에 동참한 청소년 2명과 여성후원자 1명, 스텝으로 나선 선생님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기부챌린지에 참가한 A군은 “폭염으로 힘들었지만, 직접 밟는 페달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며 “응원하고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전거 챌린지를 완주한 뒤 관내기업 21곳과 기부자 110여 명으로부터 받은 성금 500만 원을 지난 14일 노숙인 무료급식소인 충주 재성이네 나눔쉼터에 기탁, 힘들었던 긴 여정을 훈훈한 감동으로 마무리 했다.

이날 기탁식에는 조길형 시장이 참석해 쉼터 친구들의 도전과 시민 후원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조 시장은 “기부에 대한 작은 생각과 실천은 누군가에게 큰 선물”이라며 “나눔이 사회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을 깨고 꿈을 이뤄 나가는데 값진 선물이 될 것”이라며 쉼터 청소년들을 격려했다.

2014년 처음 문을 연 충주 ‘친구 청소년 쉼터‘는 가출 청소년과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위기상황에 놓인 초·중·고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충주 윤규상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