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상 충북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관

이윤상 충북농업기술원 농업연구관

 예로부터 복숭아는 불로불사, 선계, 이상향 등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전해 온다. 신선들이 사는 무릉도원 이야기, 동해의 선도성모(仙桃聖母)가 가꾸고 있다는 선도 복숭아는 한 번 먹으면 3000년을 산다거나, 온갖 잡귀를 내쫓는 선목(仙木)이라고도 한다. 또한 정신수련이나 의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귀한 약으로 쓰였다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복숭아재배는 삼국사기 신라본기의 기록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A.D. 102년 이전부터 재배되고 있었을 정도로 역사가 깊고, 사랑을 받아 온 과일이다.

그런데, 최근 재배면적의 급증으로 가격하락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2018 과일수급 농업전망에 의하면 재배면적은 FTA폐업지원사업이 종료된 2008년 이후 연평균 6% 증가해 2017년에는 2만1015ha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주산지인 영남지역의 면적 비중이 2000년 58%에서 2017년 49%로 감소한 반면, 충청지역의 비중은 같은 기간 23%에서 32%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전국 생산량 또한 2000년에 비해 2017년 78%나 증가한 30만톤에 달했다. 이는 포도수입으로 어려움을 겪는 포도생산의 수급조절을 위해 폐원을 유도한 것이 대체작목으로 복숭아 재배면적이 증가한 것이다. 마치 풍선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푸는 풍선효과로 나타났다. 향후 다른 변수가 없다면 시장가격에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기에 대책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수출은 과잉 생산된 농산물의 가격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작년 충북의 복숭아 수출은 태국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 약 28톤 정도인데, 이는 전국대비 9.6% 수준으로 재배면적 전국 2위에 걸맞지 않게 미미한 실정이다. 복숭아는 과일 특성상 쉽게 무르기 때문에 수출시장이 인접한 동남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다. 많은 지자체의 노력으로 수출이 증가 추세이지만, 오직 대만시장만이 2005년 이후 수출이 현재까지 중단되어 있다. 대만의 연간 복숭아 수입은 약 630만톤 정도의 큰 시장으로, 수출이 복원 된다면 농가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복숭아의 대만수출 지원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농업기술원에서는 농촌진흥청과 공동연구를 수행 중에 있으며 지난 7월 초 대만 복숭아 시장상황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만시장 진출 전략을 제언해 보고자 한다.

우선 대만 소비자는 새로운 상품 또는 트렌드에 거부감이 적고 입소문에 민감하다고 한다. 따라서 중단된 수출 시장개척을 위해서는 코트라, aT센터 등과 협력해 한국산 복숭아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바이어 초청 시식 행사나 한류를 이용한 전략이 필요하다. 한편으로 일본산 복숭아는 일본계 백화점을 중심으로 프리미엄시장을 견고히 점유하여 고가에 유통되고 있으므로, 품종과 품질이 비슷한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대형 할인매장을 중심으로 유통경로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수출은 바이어와의 신용을 넘어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품질과 물량은 바이어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따라서 수출시장 개척에는 고품질 물량확보를 위한 품종과 브랜드를 단일화한 수출단지 지정이 필요하고, 처음부터 고가시장을 노리는 것보다 조금 멀리보고 한국 복숭아 품질의 우수성과 가격 경쟁력을 부각시켜 시장을 넓힌 후 서서히 일본산과 같이 프리미엄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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