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보도후 문화재청 관계자 직접 현장답사 "공주시에 조치 요구"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속보=공주시 금학동 소재 우금치 동학혁명군 전적지의 비문(碑文) 내용에 대한 후속 조치를 위해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최근 공주에 직접 내려와 현장답사를 마치고 간 사실이 확인됐다. ▷ 본보 6월26일자 1면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통화에서 “조사 결과 비문이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다는 동양일보 지적에 공감한다”며 “다만 현실적으로 위령탑을 통째로 완전 철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에 비문이 새겨진 당시의 배경과 역사적 사실의 맥락을 이해할수 있는 ‘안내문’을 별도로 설치하는게 유력한 대안이 될수 있다고 본다”며 “공주시에 조치 방안을 조속히 보고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비문이 지니고 있는 부적절한 내용은 ‘5.16 혁명이 동학혁명의 순국정신을 되살린다’는 문구와 5.16을 ‘혁명’이라고 적시한 부분 등을 뜻한다. 현재는 ‘역사 바로세우기’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관람객들이 음각 자구(字句)를 상당히 훼손해 놓은 상태다.

문화재청은 공주시의 보고를 받는대로 사적분과위원회의 논의와 검토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이같은 결정과 관계 없이 비문 제작 등을 지시한 박 전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학혁명 역사의 실체적 진실을 정립하려는 순수한 정책결정이 자칫 엉뚱한 갈등과 논란으로 흐르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 이와 별개로 동학혁명기념사업회와 천도교 관계자들은 원래의 전투지인 주미산 남측(현재 위령탑 건너편 부여 방향)에 대한 성역화를 주장하고 있다.

우금치 전투는 1894년 10월 23일부터 25일 및 11월 8일부터 11일까지 벌어졌지만 동학군은 남측 능선을 돌파하지 못한 채 패퇴 했다.

그 후 1973년 전적지 조성 당시 정부는 주미산 남측에서 죽어간 동학군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능선 너머 북측의 현재 위치에 위령탑을 건립, 적잖은 논란을 키워 왔다.

이에 대해 공주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전적지 방문자센터, 인근 터널의 방음벽, 주미산 정상의 전망대 설치 등 종합정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능선 남측지역에 대한 성역화 문제도 장기 플랜으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공주 유환권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