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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 김성태 폭행과 김경수 폭행, 뭐가 다른가
동양칼럼 / 김성태 폭행과 김경수 폭행, 뭐가 다른가
  • 김영이
  • 승인 2018.08.21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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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김영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특검이 청구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허익범 특검의 모양새가 구겨졌다.

일각에선 애초부터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무리였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드루킹의 진술에만 의존한데다 그 마저도 그가 “김경수가 100만원을 지원했다”는 진술을 번복함으로써 영장 기각은 예견돼 왔던 터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을 빌미로 탄생한 특검의 목표가 오로지 김경수 흔들기 ‘한 곳’으로만 정해진 탓이라는 시각도 있다.

드루킹이 새누리당 인사에게서 댓글 공작을 배웠다는 증언들이 처음부터 나왔고, 특검이 불법댓글조작 수사에 걸맞게 이 문제에 대해 수사를 집중해 과거 정권부터 불법 댓글이 근본적으로 어떤 식으로 이어져 왔는지를 파 헤쳤어야 했다. 그렇게 했으면 국민들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특검은 그러하질 않았고 무리한 수사는 영장기각이라는 초라한 성적표와 노회찬 의원을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해 ‘정치 특검’이라는 최악의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특검의 탄생과 활동을 거치면서 공교롭게도 정치인에 대한 두건의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는 특검 탄생에 크게 기여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에 대해, 다른 하나는 그 특검의 표적인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폭행사건이다. 문제는 이 두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언론과 경찰은 김 원내대표에 대한 폭행사건은 백주테러니, 배후가 있느니 하면서 야단법석을 떨었다. 반면 김 지사 폭행에 대해선 ‘돌발상황’, ‘해프닝’ 정도로 의미를 축소했다.

김 원내대표 폭행사건은 한국당이 특검을 집요하게 요구하며 그가 국회 안에서 천막 단식농성하던 중 터졌다. 지난 5월5일 오후 2시30분쯤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김모(31) 씨는 김 원내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는 척하면서 오른쪽 턱을 한차례 가격했다. 다행히 CT와 X-Ray 촬영소견으로는 큰 문제가 없었고 지금 그는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 범인은 현장에서 붙잡혀 구속됐다.

김 원내대표는 퇴원후 목 깁스를 하고 다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경추 골절이나 척추 손상도 아닌데 웬 목 보조기냐는 빈정거림도 나왔다. 또 아무리 정치인 폭행이라 해도 전치 2주 진단으로 구속시킨 것은 과잉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전치 2주로 구속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김 원내대표의 눈물겨운 희생이 마중물이 됐는지는 몰라도 특검은 마침내 출범했고 김 지사는 특검의 과녁이 됐다. 두 번째 조사를 받고 나오던 그는 지난 10일 새벽 5시20분쯤 기자들과 일문일단을 하며 걸어가던 중 50대 천모 씨로부터 일격을 당한다. 그는 뒤에서 휴대폰으로 김 지사의 뒷덜미를 가격한 뒤 거칠게 잡아 김 지사가 몇 걸음 끌려갔다. 김 지사는 갑작스런 폭행 테러에 누구와 같이 뒤로 나자빠지지 않고 풀어 헤쳐진 윗옷을 매무시하며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의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후에 공개된 상처는 의외로 심했다. 뒷목에는 움푹 패인 자국과 5~6㎝ 가량의 굵게 긁힌 상처가 선명했다. 김 지사는 “제가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액땜한 셈 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치인에 대한 폭행은 일반 폭행과는 달리 엄하게 다뤄야 한다. 그들의 신분이 주민들을 대표하는 공적이어서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와 김 지사 폭행사건을 바라보는 언론과 경찰의 잣대는 판이했다. 경찰은 김 원내대표 폭행범은 즉시 구속하는 민첩성을 보인 반면 김 지사 폭행범은 아프다는 핑계를 대자 병원에 드러눕게 했다. 병원에 드러누운 그는 SNS를 통해 김 지사 구속을 요구하는 ‘활동’을 했다. 누가 피해자고 누가 피의자인가.

언론의 보도행태도 그렇다. 김 원내대표 폭행사건은 수일간에 걸쳐 동영상을 반복해 틀어주고 범인의 신상과 배경을 파헤치고 심지어 범인 부친 인터뷰까지 하는 집요함을 보였다. 이에 반해 김 지사 폭행사건에 대해선 “화난 시민이 뒤에서 잡아 끄는 돌발상황”, “해프닝” 정도로 치부해 버렸다. 가관인 것은 정치권 반응이다. 한국당 등 야당은 그렇다치고 우군인 민주당도 극히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는 한국당과 다를 바 없었다. 가재는 게편이 아니었다.

'김성태가 당하면 테러, 김경수가 당하면 해프닝?’.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은 같은 사건을 두고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언론테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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