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폭염에 태풍까지 학교 시설공사 일정 연기
일부선 “수업일수 문제 개학 못 늦춰” 전전긍긍
안전사고 위험·학습권 침해 우려…대책 마련해야

22일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이 학교의 개학일은 다음달 3일로 다소 여유는 있지만 계속된 폭염에다 태풍 영향으로 공사 일정이 늦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2일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이 학교의 개학일은 다음달 3일로 다소 여유는 있지만 계속된 폭염에다 태풍 영향으로 공사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역대급 폭염에다 태풍까지 겹치면서 여름 방학 기간 진행된 학교 시설 공사 마무리가 늦어지고 있다. 학사일정상 예정대로 개학할 수밖에 없는 학교들은 수업 차질 등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22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등학교 대다수가 지난 광복절을 끝으로 개학하고 있으나 석면제거나 교실증축, 외벽보수, 창호교체, 내진보강 등 일선 학교 현장에서 각종 공사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는 개학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건물 바닥과 운동장에는 각종 공사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어 마치 공사장을 연상케 했다.

창호 등 시설공사 중인 청주의 또 다른 초등학교는 개학일이 다음달 3일이어서 아직 여유 있게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폭염이 계속돼 한낮에는 공사가 어렵고, 23~24일 태풍에 따른 강풍도 예고돼 공사 일정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공사지연은 올 여름 역대급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기본수칙 준수 등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충청권이 19호 태풍 ‘솔릭’의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고돼 공사 일정이 더욱 늦어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개학한 뒤에도 일부 학교 현장에선 공사가 계속될 판이다.

찜통더위 속 쉽사리 조성되지 않는 면학분위기와 혹시 모를 식중독 피해 등을 걱정하는 학부모 등의 목소리에 개학을 늦추거나 재량휴업 등 학사일정을 조정하는 학교들이 잇따랐다.

청주 A여고는 지난 13일 계획했던 개학일을 사흘 늦춰 지난 16일부터 2학기를 시작했고, 특성화고인 증평 B고는 지난 13일 개학했으나 폭염이 계속되자 지난 16~17일 이틀간 재량휴업을 결정했다. 도내 다른 학교들도 폭염과 태풍으로 개학일자 변경과 재량휴업, 단축수업 등을 결정하고 있다.

반면 이른 폭염으로 여름방학을 앞당겨 시행한 일부 학교의 경우 수업일수를 채워야 해 사실상 방학기간을 늘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개학을 더 연기한다면 1년간 학사일정에 차질이 생겨 개학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게 학교들의 설명이다.

개학 후에도 각종 공사가 이뤄지게 되면서 새 학기 초 도내 일선 교육현장이 어수선한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학생들의 안전사고는 물론 학습권 침해에 대한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청주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올 여름 불볕더위에 방학 중 공사 진행에 애를 먹으면서 학기 중까지 공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최대한 개학 이전 마무리할 계획이나 일부 개학 후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학생 안전과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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