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67년 만에 '첫 모교 출신' 총장

 “먼저 부족한 저에게 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동료교수와 직원, 학생들께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총장에 당선되면 일단 기쁘고 행복할 것만 같았는데 막상 총장에 올라보니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이 앞섭니다. 어렵고 힘들었던 학창시절 충북대는 제게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제시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학내 구성원과 지역민들로부터 받은 과분한 사랑을 봉사와 헌신을 통한 학교 발전으로 보답하겠습니다.”

23일 개교 67년 만에 모교출신으론 처음으로 총장에 오른 김수갑(58·사진·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043-261-2001) 충북대 총장은 충북 괴산군 문광면에서 4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한창 꿈 많던 학창시절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농사일을 하는 등 어렵게 생활해야만 했지만 끝까지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고 문광초와 괴산중, 충북고(5회·수석입학)를 거쳐 충북대 법학과(1회)를 졸업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대학원에서 각각 법학 석·박사 과정을 거쳐 1996년 충북대 법학과에 모교출신 1호 교수로 금의환향한 김 총장은 △충북대 법과대학장 겸 법무대학원장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미국 산타클라라대 객원연구원 △중국 산동대학 정치헌정연구소 객좌교수 △충북도선거방송토론위원장 △한국헌법학회 부회장 △한국공법학회 부회장 △한국법학교수회 부회장 △국회사무처 입법지원위원 등을 역임했다.

“대학 재학시절 유일하게 사법고시 1차에 합격했지만 끝내 최종합격이 되지 않아 좌절하기도 했지만 법조인만이 아닌 여러 길들에 대해 조언해주신 당시 교수님들 덕분에 오늘에 이르렀고 소중한 추억들이 많습니다. 특히 교수 임용 후 첫 보직으로 고시원 원감을 4년간 맡아오다 미국 산타클라라대에 파견돼 있던 중 고시원에 있던 충북대출신 7명이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먼 이국땅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죠. 또 로스쿨 유치 실무책임자였던 법과대학장 시절 충북대 로스쿨 설치 확정 소식을 접하고 학생들과 얼싸안고 기뻐했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김 총장은 충북대가 수년간 등록금 동결과 입학정원 감소 등으로 인한 재정적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대학과의 통합, 입학자원의 다변화, 국가재정지원사업 유치, 대학발전기금 확충 등을 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개신캠퍼스와 오송캠퍼스, 오창캠퍼스, 세종캠퍼스에 이어 중국 훈춘국제캠퍼스의 발전계획을 수립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국가중추대학으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창의적 공공인재 양성과 유연한 교육시스템 구축, 교수연구지원 등의 과제를 풀기위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충북대가 거점국립대로 성장·발전해 온 확대·성장기였다면 앞으로는 질적 성숙과 함께 미래를 개척해 국내 10위권, 아시아 100위권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국가 중추대학으로 도약하는 성숙·도약기를 준비해야할 때입니다. 대학의 대·내외적 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일 것입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의 구조개혁 등에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3주체(교수·직원·학생)가 민주적으로 소통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대학행정을 이끌겠습니다.”

김 총장은 다음달 5일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며 가족으로 부인 최영미(54·홈플러스 본사 인사부문장·전무)와의 사이에 1남1녀가 있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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