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옥 충주시의회 의장

허영옥 <충주시의회 의장>

지방선거가 시행되는 계절이 도래하면 모든 후보들은 많은 고민과 갈등 속에서 지방선거 출마를 고민해야 한다. 초선이든 3선이든 선거라는 부담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주위의 모든 분들이 함께 치러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많은 고민 끝에 그 동안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여 주민들과 함께 하였다는 생각에 3선 도전을 선택하게 됐다.

다른 어느 해 지방선거보다도 지난 6월 치러진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높았으나 ‘어렵고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는 시민들의 여론도 있었다. 그동안 시의회는 시민들에게 믿음과 기대치에 많이 부응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앞섰다.

당 지지도가 높다보니 후보자 자격심사부터 시작해 공천 과정도 까다롭고 엄격했다. 후보자도 넘쳐 났다. 청년 우선공천과 신인 정치인 발굴이라는 당 전략에 의해 ‘1-다’번을 부여받았다.

고민의 시작은 이때부터였다.

4인을 선출하는 선거구에서 일반적으로는 여야가 반반씩 당선자를 나누게 되는 것을 감안하면, ‘1-다’ 번호로는 당선을 포기해야 할 정도다.

“포기하라”는 권유와 “그래도 한번 해 보자”는 주위 지지자들의 성원이 나뉘었는데, 나름대로 많은 번뇌 속에서 1주일가량을 보냈다

출마를 결심한 이후부터는 선거기간 내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부담감이 컸다. 사실 주위 분들이 건네는 위로의 말도 내 마음에는 상처가 됐다.

큰 부담감이 나를 짓눌렀지만 2006년 처음 선거에 나섰을 당시 마음(초심)으로 한걸음 한걸음에 정성을 담았고, 한 손 한 손 유권자 손을 잡으며 애절한 마음을 전달했다. 더욱 당당하고 밝은 웃음과 간절함으로 나섰다. 새벽 예배를 마치고 오전 6시 30분부터 시작한 거리인사와 선거유세는 밤 11시가 되서야 선거사무실로 들어가는 힘든 여정이었다.

그 와중에 가장 힘이 됐던 것은 남편과 아들의 성원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당선이 어렵다고 포기를 권유했지만, 이전 선거 때는 출마를 반대했던 남편이 이번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명함을 들고 길거리 선거운동에 나섰다.

아들 역시 낙선을 걱정하는 제게 “엄마 낙선하면 어떠냐.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더 어리석은 행동이며 더 많은 후회를 할 것”이라고 용기를 북돋아줬다.

어렵고 힘든 선거운동을 치르면서 많은 반성을 했다.

그동안 기호 ‘가’번으로 선거를 치를 때는 다른 후보들을 돌아볼 줄 몰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힘들고 어려운 후보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더 낮은 자세로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당선’만 바라본 것이 아니라 일생에 ‘후회’라는 단어는 남기고 싶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무엇보다도 40~50대 젊은 청년층 의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부분별로 전문성을 가진 후보들의 출마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도 나에게 당선의 영광이 돌아왔다.

초선과 2선을 거쳐 3선 시의원 역할은 힘든 선거운동 과정을 거친 터라 부담이 크고, 날이 갈수록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이유로 힘든 선거운동 과정을 되짚어보며 각오를 다지게 된다. 절대 자만하지 않고 초선 같은 3선 시의원으로 의정에 임하고자 한다.

최초로 여성 의장을 맡게 되며 막중한 책임감까지 두 어깨에 진 나는 이제 ‘여(女) 전사’로 나서야 할 듯싶다.

여러 유권자들이 건넨 한마디 한마디를 소중히 여겨 반드시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의정을 펼쳐야 한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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