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 재추진 동력 기대KTX세종역 신설 재추진…충북 ‘긴장’ 모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신임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66·세종시) 당대표 체제로 새 출발하면서 충청권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관련기사 5면.

이 의원은 지난 25일 열린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집권 여당 대표로서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를 포함한 지방분권 개헌과 지역공약 이행을 주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자치분권 개헌 △지방자치특별기구 설치 △재정분권을 통한 균형발전 △기초·광역단위 당정협의 정례화 △최고위원회·민생경제연석회의·지역별·권역별 순회 개최 등 자치분권 5대 공약을 내놓았다.

충청권은 이 대표 지역구이기도 한 세종시가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 명문화를 재추진할 동력을 얻었다는 점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이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반대급부로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관심도는 떨어질 것이라는 회의감도 적지 않다.

KTX세종역 신설 추진을 둘러싼 세종시와 충북 간 첨예한 갈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표는 세종시 인구증가 등을 들어 역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KTX오송역이 있는 충북은 막대한 설치비용과 이용자 분산, 저속화 등을 이유로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청주시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충북합동연설회에서 이시종 충북지사의 ‘세종역 설치 반대 건의’에 이렇다 할 언급은 내놓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충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송역과 공주역, 서대전역의 가치를 훼손하고 충청권 시·도의 공조·상생 협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해온 충북은 이 신임 대표의 눈치를 보게 됐다.

세종역 신설은 이 대표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공약으로 내놓으며 불거졌다. 이후 세종과 충북이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해 4월 일단락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한 ‘세종역 신설 타당성조사 연구용역’ 결과 비용대비 편익률(B/C)이 ‘0.59’로 나오면서다. 통상 사업 추진이 가능한 편익률 '1'에 한참 못 미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기간 청주 성안길 유세에서 '세종역 신설은 충청권 4개 단체장 합의에 따르겠다'고 언급, 세종역 신설 논란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 의원이 지난해 7월 민주당 세종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역 신설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특히 당대표로 뽑히면서 세종역 신설 추진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가 세종역 신설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만큼 이를 정치적으로 밀어 부칠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세종역 신설 저지를 위해 충북도와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등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TX세종역저지를위한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세종역 신설은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왔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충청권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해 사실상 추진 불가로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충청권 갈등만 초래하는 세종역 설치를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고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며 “만일 정부와 이 대표가 신설을 추진할 경우 민주당과 정부 등에 대한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영수 기자 ▶관련기사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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