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배추와 무 가격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정부가 수천t을 사들여 시장에 푸는 긴급 처방을 내놨다. 이에 따라 배추는 다음 달이면 가격이 안정될 전망이지만, 작황이 좋지 않은 무는 한동안 공급 부족이 이어지리라는 관측이 나왔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랭지 배추·무는 지난달 폭염·가뭄, 이달 고온과 잦은 비 등 산지 기상여건이 좋지 않아 출하량이 줄어들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하순 가락시장 반입량을 보면 배추는 1일 324t으로 평년 643t의 반 토막에 그쳤고 무 역시 462t으로 평년 550t보다 16% 감소했다.

이 때문에 포기당 배추 도매가격은 이달 상순 3593원, 중순 5412원, 하순 7126원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평년보다 84%나 껑충 뛴 가격이다.

개당 무 도매가격 역시 이달 상순 2397원에서 중순 2064원으로 소폭 내려가나 했더니 이달 하순에는 2993원으로 3000원 ‘턱밑’까지 올랐다. 이는 평년보다 105%나 높은 가격으로 뭇값이 2배나 뛰었다는 의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태풍 ‘솔릭’이 강원 지역을 관통해 지나가면서 침수·유실 피해가 우려됐지만, 다행히 직접적인 비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식품부는 지난 24일 태풍이 지나간 직후 강원도·농협·도매시장 법인 등 주요 현장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수급점검회의를 열고 다음 날인 25일에는 식품산업정책실장이 평창·강릉·정선 등 주요 산지를 찾아가 피해 여부를 점검했다.

농식품부는 “배추는 9월 출하 예정 지역의 재식 면적이 평년보다 5% 수준으로 늘어났고, 작황도 지금까지 순조롭다”며 “다음 달 들어서는 출하량이 하루 2958t에 이르러 점차 공급 여건이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는 한동안 공급물량이 달려 가격 안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는 생육 기간이 3개월 안팎으로 길어 7~8월 폭염·강우의 영향이 다음 달까지 이어지는 데다가, 뿌리 비대나 무름병 등으로 작황마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가격 안정을 꾀하고자 배추 3000t과 무 1000t을 긴급 수매해 도매시장에 집중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긴급 수매는 수의계약을 통한 농협 계약재배 물량 인수 방식으로 진행해 입찰 경쟁에 따른 산지가격 상승을 막는다. 수매된 물량은 저장하지 않고 도매시장에 바로 풀어 시장 반입량 부족을 보완할 방침이다. 또 29일부터 추석 전까지 매일 배추 100t과 무 30t을 전국 500여 개 농협 매장에서 시중가보다 40~60% 낮은 가격에 파는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추석 성수 기간에는 김치 할인 판매도 마련한다.

농식품부는 농협 계약재배 물량과 산지유통 물량을 출하조절시설에 200~300t가량 가저장하면서 출하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해 단기 수급불안에 대응하고 채소가격안정제를 통한 조기 출하 물량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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