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 예방교육 등 교육당국 관심 절실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세종의 한 고등학생 A군은 도박으로 지금까지 1000만원넘게 잃었다. 주로 하는 도박은 스포츠베팅과 홀짝게임. 친구들이 하는 것을 보고 재미로 시작했지만 도박으로 금전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자신의 용돈을 모두 도박에 사용하다가 부모님 휴대폰, 지갑의 돈을 쓰게 됐고 친구들에게 돈을 뺏어가면서 도박을 하게 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호기심에 도박에 손댔다가 작업대출로 빚더미에 앉는 등 청소년 도박문제가 심각하지만 예방교육 등에 대한 교육계의 관심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에 따르면 전국 청소년 도박문제 유병률은 5.1%로 위험군이 4.0%, 문제군이 1.1%다. 이는 성인 도박중독 유병률 5.4%에 비해 0.3%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세종지역의 경우 재학 청소년 도박문제 유병률은 2015년 말 현재 4.3%다. 하지만 센터가 지난 2017년 예방교육을 실시한 학교 2곳(세종시 소재 인문계 고등학교)에 선별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박문제 유병률은 8.2%로 보고되고 있다. 이 중 위험군은 6.8%, 문제군은 1.5%다.

이처럼 청소년 도박문제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충청지역별 예방교육 추진 현황은 저조하다.

특히 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진행한 지난 2017년 지역별 예방교육 추진 현황을 보면 단 한번도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울산에 이어 세종지역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중학생 2회 20명, 고등학생 2개 학교에서 6회 420명 등 모두 440명이 예방교육을 받았다.

대전의 경우 초등학생 대상 3회 43명, 중학생 대상 27개 중학교 150회 5856명, 고등학생 대상 7개 고등학교 27회 4018명 등 9917명이 예방교육을 경험했다.

충북은 9개중학교 34회 3083명, 고등학생은 9개 학교 17회 2083명 등 모두 5166명이 예방교육을 들었다.

김세진 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장(임상심리학 박사)은 '온라인 도박이 보편화돼 도박과 게임 간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며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지만 각 교육청 등에서의 예방 교육 등에 대해서는 미온적 대응을 하고 있다. 치유서비스 전에 예방교육과 캠페인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들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성인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성장했을 때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김경진 한국도박문제 관리센터 충북센터장은 '온라인 도박에 빠지게 되면 일확천금, 책임성 결여, 도덕관 결여 등 올바른 가치관 확립을 저해한다'며 '이러한 부정적 인식 및 정서는 또래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일반 청소년에게도 악영향을 준다'고 꼬집었다.

또 '청소년들은 도박의 유해성을 인지하기 전에 도박을 쉽게 접하면 중독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온라인 도박에 드는 금전 마련으로 학교폭력, 고리사채 사용 등 2차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박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당사자와 그 가족 및 지인들은 국번없이 1336으로 전화를 걸어 무료로 상담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세종 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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