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옻칠갑옷의 제작기술 복원 고증’ 학술 포럼에서 제기

공주 공산성에서 출토된 백제 옻칠 갑옷.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공주 공산성에서 출토된 백제 옻칠 갑옷이 희소성과 기술력·기록문화의 역사성 측면에서 상당히 큰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500여점의 고대 갑주 가운데 옻칠 출토 유물로는 사실상 유일하며 칠공예적 관점에서도 매우 귀중한 사례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은 공주시가 지난 27~28일 공주대학교 박물관에서 개최한 ‘세계유산 공주 공산성 출토 백제 옻칠갑옷의 제작기술 복원 고증’ 학술 포럼에서 제기됐다.

국회문화관광산업연구포럼과 함께한 이번 행사는 2011년 공산성에서 발굴 조사된 후 6년여 간에 걸쳐 응급보존처리가 마무리된 ‘정관19년(貞觀19년·645)’ 옻칠 갑옷과 마갑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공주대학교박물관 이현숙 학예연구실장은 ‘공산성 출토 칠피갑옷의 조사성과와 향후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백제가 고품격의 섬세한 옻칠 갑옷을 생산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해서도 ‘당 태종이 정관 19년(645) 백제에 사신을 보내 산문갑(山文甲·의전용 갑옷)에 입힐 금칠(황칠)을 요청했다’는 책부원귀(冊府元龜·북송시대 백과사전류)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즉 백제의 칠공예 기술이 당나라 황제도 요청할 정도로 매우 뛰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삼국사기에는 무왕27년(620) 및 38년(637)·40년(639) 등에 걸쳐 철갑옷을 당에 보낸 사실이 기록돼 있다”며 “이는 의자왕 5년(645)의 공산성 출토 옻칠 갑옷 기록과 일치함으로써 당시 백제의 외교력과 역사적 상황을 구체적으로 남긴 기념비적 유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공산성 발굴 옻칠 갑옷의 보존처리과정과 성과(송지애, 국립문화재보존센터 학예연구사) △백제 옻칠 갑옷의 칠층성분 분석(宮腰哲雄 미야코시 테츠오, 명치대학명예교수)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옻칠 문화재의 보존수리에 관한 △한국의 옻칠문화재 보존관리환경(이난희,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일본 내 칠문화재의 보존처리와 수리(山田 哲也 야마다 테츠야, 간코지문화재연구소연구원) △일본의 칠문화와 보존현황(室瀬和美 무로세 가즈미, 인간국보시회/ 무로세 도모야, 목백칠운문화재연구소대표) △일본 정창원보물 칠피가사상 복원제작과정(増村紀一郎 마츠무라 키이치로, 동경예대명예교수) 발표도 있었다.

공주시는 이번 포럼을 통해 공산성 출토 옻칠 갑옷의 제작기술을 구체화하고, 한·일 칠공예 보존수리기술의 비교 발전방안 연구를 통해 향후 동아시아 고대 칠공예 연구 협력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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