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우 충북도 투자유치과 주무관

남길우 충북도 투자유치과 주무관

지난 6월 투자유치 유공 공무원으로 선발돼 베트남 빈푹성을 갔었다. 방문 일정 중 충북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자화전자를 방문하게 됐다. 이 때 본 사훈이 너무나도 가슴에 와 닿았다. ‘즉시하고, 반드시하고, 될 때까지 한다’인데 이 말을 듣는 순간 투자유치 하는데 필요한 말 같았다. 그 순간부터 나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얼마 전 충북규제개혁 우수사례 경진대회 개최 공문을 보게 됐다. 인허가 행태 개선, 적극행정을 통해 투자유치, 기업애로를 해소한 사례가 있으면 해당이다. 공문을 보자마자 SK하이닉스 1차 협력사인 경기도 안성 소재 ‘하이셈’이 생각났다. 충북혁신도시에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인데 그 과정은 이렇다.

먼저 질문을 던져본다. 왜 투자유치를 하는지 아시냐고. 민선7기 도정목표가 ‘함께하는 도민 일등경제 충북’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쌍두마차가 있다. 하나는 충북도가 전력투고 하고 있는 정부예산 확보고, 다른 하나는 투자유치다.

정부예산은 쩐의 전쟁이라 비유하기도 하며, 그 절박한 상황을 전쟁에 나가는 군인정신을 자주 거론한다. 그럼 투자유치는 어떠한 상황일까? 저는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의 심정으로 표현했다. 화염에 휩싸인 건물 속에 엄마와 아이가 있다. 살려달라고 외치는데… 소방관도 화마가 두려워 들어갈 용기가 없다. 이때 신에게 용기와 힘을 달라고 기도한다.

투자유치를 하던 초짜일 때 기업의 문을 열어야 하는데, 두려움 때문에 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소방관의 기도란 유튜브 영상을 패러디해서 서울 투자유치 공무원의 기도를 적었다. 우리가 기업의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한 두려움, 외로움, 피곤함이 있다 해도 한 기업을 유치할 도전정신과 힘을 달라고 말이다. 이렇듯 투자유치는 충북의 살길이기에 하는 것이다.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는 것도 어려웠지만, 2017년 5월 투자협약에서 2018년 4월 공장설립까지 11개월 동안도 투자가 매우 불투명했다. 하지만 될 때까지 한다는 끈질긴 노력과 정성으로 지난 4월 27일 공장 설립신고를 하게 됐다. 하지만 이때부터가 어려움의 시작이었다.

지난 5월 24일 진천군 상하수도사업소에서 오폐수 과다신청으로 인해 인허가가 불허됐다. 하이셈 상무는 거의 우는 목소리가 전화가 왔다. 이번 프로젝트를 못하면 해고는 물론, 회사의 존폐가 걸려 있다고. 충북혁신도시의 공장설립 승인은 음성군에서 하지만 오폐수 관리는 진천군에서 하는 이원화구조다. 도와 진천군이 함께 유치한 한화큐셀, CJ제일제당 등을 사례로 들어가며, 민원해결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수차례 협의를 통해 해결했다. 아마도 이것이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시 보여준 상생의 물꼬가 아닌가 싶다.

공장설립이 승인 나서 건축허가를 신청했는데 이때도 문제점이 발생했다. 전력을 사용하려면 도로굴착을 신청해야만 가능했었는데. 도로법시행령에서는 도로를 신설한 날로부터 3년간 굴착을 할 수가 없도록 규정돼 있다. 충북혁신도시 도로 신설은 2016년 12월 31일로 2018년 12월 31일 이후에나 가능했다. 이 규정이면 당초 계획보다 150일이나 늦어지게 된다. 한국전력공사 진천지사의 설득을 통해 직접 시행하는 것으로 사업 방법을 변경해 해결했다. 이 자리를 빌려 도움주신 음성군과 한국전력공사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14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지켜냈고, 국고 보조금이 반납되는 것도 막아냈다. 기업은 시간이 돈이다. 착공기간 150일 단축에 따라 30억원 규모의 예산도 절감됐다. 지난 8월 9일은 모든 건축허가를 끝내고 착공 수리가 된 날이다. 이날 하이셈 상무님이 조기에 착공할 수 있도록 내일처럼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쪽지를 직접 써 주었는데 사실은 제가 더 감사하다. 왜냐면 기업의 성공이 충북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도에 투자하는 기업들을 위해 즉시하고, 반드시 하고, 될 때 까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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