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폭염·가뭄 불구
농부들의 꿈 '주렁주렁'
735ha서 3000t 이상 수확
비가림시설·가지치기 '효과'

보은군 내북면 봉황리 도로변 농장에서 재배 중인 대추나무에 연한 녹색의 대추가 청포도알처럼 빼곡히 열려 대풍작을 알리고 있다.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보은대추가 사상 최악의 폭염과 가뭄을 극복하고 대풍작을 이뤄 이 지역 대추재배 농가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일 보은군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보은지역 대추재배 면적은 노지 535㏊, 비가림시설 200㏊ 등 총 735㏊에 이른다. 여기서 1400여 농가가 대추농사를 지어 연평균 23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보은읍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지만 속리산면, 내북면, 산외면, 회인면, 마로면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대추가 재배되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로 보은지역 주요도로를 달리다 보면 길가 농장의 대추나무에 청포도 알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는 연한 녹색의 대추를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대추가 풍작을 이뤄 가지가 휘어지거나 찢어질 정도다.

보은군은 올해 보은지역에서 연평균 2800t을 웃도는 3000t 이상의 대추를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흉작을 보인 지난해 1700t의 두 배까지 대추수확을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장덕수 보은군대추육성팀장은 “올해 보은지역의 대추작황이 대풍작을 보인 2015년 상황과 유사하다”며 “그 때도 대추가 아주 많이 열려 가지가 찢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보은대추의 풍작은 꽃피는 시기인 5~7월 이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추는 비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화기에 내리는 빗물은 꽃가루받이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꽃피는 시기에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도입된 비가림 시설도 올해 보은대추의 풍년을 돕는데 한몫했다.

대추는 돋아나는 새순에서 1~3차례 꽃이 피면서 열매를 맺는다. 이 같은 대추의 특성을 간파한 보은군농업기술센터는 대추나무 가지치기 기술을 대추재배 농가에 보급했다. 보은지역 대추나무 높이가 대부분 3m를 넘지 않는 이유다. 가지치기한 대추나무에서는 새순이 무성하게 자라고 여기에 마치 포도송이처럼 대추알이 빼곡히 박혀있다.

대추 열매는 9월 하순부터 가을볕을 받으면서 옅은 녹색에서 적갈색으로 변하며 익는다. 이렇게 익은 보은대추 수확량의 60%가 생대추로 팔려 나간다. 생대추의 당도는 30브릭스 정도로 매우 달다. 보은대추가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도 이 생대추 때문이다.

보은군은 대추재배 농가의 소득향상을 위해 10월 12일부터 열흘간 보은읍 뱃들공원과 속리산 일원에서 대추축제를 열어 대추홍보에 나선다. 올해 축제에서는 대추 풍작을 이뤄낸 보은군민들의 넉넉하고 푸근한 인심이 기대된다. 보은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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